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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주의가 싫은 동구 젊은이들|「로크」음악으로 반체제운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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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소련을 비롯한 동구의 젊은이들은 공산체제에 대한 반대투쟁에 서구의 「로크」음악을 이용하고 있다. 공산주의의 고향인 「모스크바」뿐만 아니라 「프라하」·동「베를린」·「바르샤바」등 동구의 수도들은 반체제를 외치는 과격행동 대신에 서방의 「재즈」나 「로크」의 선율이 물결치며 휩쓸고있다.
동구의 젊은 세대들은 흔들고 노래하며 공산주의지도자들의 완고한 「이데올로기」적 체제에 저항한다고 최근 「르·몽드」를 비롯한 서구신문들이 풍자했다.
「미국의 소리방송」이나 불 국영방송·영국의 BBC를 듣고 「카세트」에 「로크」음악을 녹음한다. 녹음된 「카세트」는 돌려가며 들으며 심지어는 1백30∼1백80「루블」에 팔리기도 한다.
「롤링·스톤즈」나 「지미·헨드릭스」「비치·보이즈」「조니·할리데이」등의 인기품목들은 서방에서 불과 10「달러」에 사 30배나 되는 1백50「루블」에 거래된다는 것이다.
「프라하」대학생들은 영어나 불어노래를 내용이 파악 안된 채 음만 외어 불러댄다.
이 노래들은 눈사람 커지듯 규모가 확대되어 시골까지 메아리치지만 당국은 초기에는 눈을 감았다.
왜냐하면 민중들이 영어나 불어를 모르기 때문이다. 76년2월 역사학자인 「이반·지루스」가 「플래스틱·피플」(Plastic People)이란 「오키스트러」(단원 13명)를 만들어 본격적인 활동을 개시하자 「체코」수도에 13개의「팝」악단이 생겼다.
음악의 선율이 전국을 뒤덮기 시작하자 당국은 13개 악단을 모두 금지시키고 작년10월에는 「지루스」와 동료음악가들을 투옥해 버렸지만 제2, 제3의 「지루스」가 계속 지하에서 「팝」의 선율을 퍼뜨리고있다.
작년10월7일 국경일에 동「베를린」「알렉산더」광장에서 「베를린·엑스프레스」라는 「재즈」악단연주회는 동독기동대와 충돌, 격전장 화했다.
지난주 「레닌그라드」의 아름다운 동궁에서도 6천여 명의 「로크」음악 「팬」들과 경찰이 충돌한 사고는 「브레즈네프」를 경악시켰다. 소련역사상 처음으로 미국의 「비치·보이즈」가 유명한 반전가수 「존·바에즈」와 「카를로스·산판나」를 동반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 연주는 마지막 순간에 『「이데올로기」적으로 보아 의혹에 가득 찬 음악』이라는 이유로 취소 당했다. 하지만 표를 사 몰려온 「레닌그라드」의 젊은이들이 격분, 경찰의 최루탄과 물대포에 맞섬으로써 동궁의 정원도 수라장 화했다.
이 같은 강압적 조치가 동구젊은이들의 자유 지향적 본능의 파도를 막을 것인지 극히 의문스럽다는 불 언론들의 전망이다. 【파리=주섭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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