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과 "실질 후생보장"함께 추구를|미 브루킹즈연 클라우스 박사, 국내학자와 대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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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경제성장이란 반드시 GNP로만 계측되는 것은 아니다. 격심한「인를레」가 성장목표와 상충된다면 성장을 감속시키더라도 국민의 실질적 후생을 보장하는 정책이 바람직하다』고 「클라우스」박사는 강조했다.「로렌스·클라우스」(사진) 박사는 미「브루킹즈 연구소」의 수석연구위원이자 미국의 대외정책에 깊이 관여하고 있는 인사. 14일 국제경제연구원(원장 정재석)에서 경제관료·학자·전문가들과 한국경제에 관해 토론한 내용을 요약한다.

<편집자 주>
-우리의 경우「인플레」진정과 성장목표달성이라는 두 가지 정책 목표가 상충되고 있다. 이 점을 어떻게 보는가?
◆「클」=한국의 경우「인플레」는 국내적인 요인에다 해외에서의 파급효과 등 이 겹치는 것 같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경제성장이 반드시 GNP성장으로만 이해해서는 안 된다.
일본의 경우 성장의 결과 공업화는 상당히 진전됐지만 공공「서비스」·식료품·주택 값·토지 등 기본생활 소요비용이 급속하게 증가했다. 한국도 지금이라도 성장속도를 다소 늦추더라도「인플레」해결을 해 놓아야 장래의 경제발전 과정에서 나타날 중대한 불균형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원」화는「달러」와만 연결되어「엔」화 급등과 함께 중요한 경제적 손실을 입고 있는데 복수통화 군「페그」로의 이전을 어떻게 보는가?
◆「클」=환율문제는 전반적인 금융정책의 일환이다. 이런 점에서 국내 금융정비가 우선되어야 하며 원칙적으로 복수통화 군「페그」문제는 검토해 볼만하다. 대만의 경우「오일·쇼크」이후 다른 나라와는 달리 평가절하는 하지 않다가 최근「인플레」압력에 대처하기 위해 절상을 검토하는 정책을 상기해 보면 참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정책의 신축적운 용을 위한 국내적 기반이다.
-우리의「인플레」는 식료품 가격등귀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 정부가 농산물 수입을 계획하고 있지만 이는 농민들의 상당한 반발을 받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클」=현재상황에서는 농산물수입 그 자체의 타당성 여부보다는 농촌 부문에 대한 안정소득의 보장을 비롯한 생활의 안정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느 나라도 농민지원 정책이 다 있지만 그것이 단순히 생산물에 대한 가격지지에 그칠 것이 아니라 비료보조·자금지원 등 원칙적인 생활기반을 조성해 나간다면 일시적인「인플레」수습을 위한 농산물 수입반발을 완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장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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