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서 대낮에 초등생 4명 성추행 당했는데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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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영암의 한 초등학교에서 토요일 대낮에 초등학교 여학생 4명이 성추행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학교는 토·일요일에 경비 인력을 두지 않고 학교를 개방했으며 성추행사건을 눈치채지 못했다.

화물선 선원 박모(63)씨는 지난 4월 26일 낮 12시쯤 영암군의 한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놀고 있던 이 학교 2학년 A(8)양과 B(8)양에게 접근했다. 박씨는 두 학생에게 1000원씩을 준 뒤 껌을 사오라고 심부름을 시켰다. 박씨는 먼저 돌아온 A양과 그네를 타며 놀다 운동장 구석진 곳으로 데려가 성추행했다. 30분 뒤 도착한 B양도 똑같은 수법으로 성추행했다. 휴대전화 카메라로 나체사진도 찍었다.

학교 주변을 서성이던 박씨는 이날 오후 4시 10분쯤 다시 학교로 들어가 3학년 C(9)양에게 다가갔다. 이번에는 "휴대전화로 문자 보내는 것을 알려달라"며 접근해서는 흉기로 위협해 학교 후문 쪽 놀이터로 끌고갔다. 박씨는 C양의 옷을 벗기고 성추행한 뒤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었다. 박씨는 C양 어머니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다. 박씨는 4월 19일에도 같은 학교 운동장과 인근 야산에서 3학년 D(9)양을 성추행했다.

성추행이 일어난 학교는 평일에만 경비원이 근무했다. 주말은 당직 교사도 없는 무방비 상태였다. 박씨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지난 13일 구속기소됐다. 박씨는 2002년에도 어린이를 성추행했다가 3년6개월간 복역했다.

최경호 기자 ckh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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