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 드러낸 통화·여신 관리협의회, 「통고」에 그쳐|기구 늘려도 내 차례 안 온다…열의 부족한 동자부|외환은 등 3개 시중은 세계 3백대은에 끼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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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금융 정책 수립의 상당한 권한을 한은에 이양한다는 취지 아래 재무부와 한은 실무진들로 구성된 「통화 및 여신 관리 협의회」는 결국 일반의 예상대로 결정 기관이 아닌 의견 교환 내지 일방적 통고 기능에 머무를 수밖에 없는 한계를 보였다.
재무장관이 공식적으로 권한 이양을 발표한 후 23일 처음 열린 「통화 및 여신 관리 협의회」는 하반기 민간 여신 공급을 포함한 포괄적인 통화 신용 정책이 의제로 올라갔는데 회의 결과는 『하반기에도 절도 있는 여신 운용』이라는 극히 모호한 결정. 모두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당연한 원칙과 희망 사항 논의에 그쳐 하반기 신용 정착이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는 각 기업 및 가계 요구에 부응하지 못한 것.
기회 있을 때마다 자율성 회복을 주장해 오던 한은이나 재무부 당국이나 통화 신용 정책의 중요성과 책임감을 다시 느껴야할 때.
동력자원부는 해외 자원 개발 수입의 중요성에 비추어 자원 차관보와 자원 협력국을 신설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직제 개정안을 총무처에 제출.
신설된지 1년도 못돼 기구 확대나 시도한다는 외부의 비판 (?)을 받지 않으려고 동력 담당 차관보는 처음부터 포기하고 자원 차관보만 올렸다는 것이 동자부 관계자의 설명.
그러나 신설 부처인 까닭에 대부분이 승진을 해서 온 사람들이라 기구가 늘어도 자기 차례가 되기보다는 외부 인사에게 돌아갈 소지가 많아 타 부처와는 달리 기구 증설에 내부의 열의가 부족한 것이 특색.
한 관계자는 24일 『서기관 하나를 늘리려해도 총무처·기획원으로 불이 나도록 뛰어야(?) 하는데 상하가 모두 관심을 쏟지 않고 있어 통과되기는 매우 어려울 것 같다』고 비관적인 전망.
금융 국제화 추세에 부응하여 외환 은행을 비롯한 우리 나라의 3개 시은이 세계 3백대 은행에 끼게 되었다.
최근 「런던」에서 발간되는 금융 전문지인 『뱅커』에 따르면 외환은행은 77년 말 현재자산 규모가 39억「달러」로 세계 「랭킹」 1백96위를 차지. 이는 지난해 2백62위에 비하면 급속한 성장 속도를 반영.
한편 외환은행 외에도 한일은행과 상업은행이 각각 2백78위와 2백98위를 차지해 우리 은행의 국제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는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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