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미 뒷거래…3만9천 원 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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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일반미의 최고가격을 3만원으로 묶자 이미 최고가격보다 9천원 이상이나 뛴 값이 내리기는 커녕 인반미의 거래가 중단됐으며 지역에 따라 3만원이 안되던 쌀값이 3만원 이상 선으로 하루새 올랐다. 전국의 싸전에는 가격동결과 함께 일반미가 사라지고 단골 손님에게만 최고가격보다 비싼 값에 뒷거래되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지방의 경우 지난 12일 양곡 소매상조합대표들이 행정지도가격인 2만8천5백원보다 8천원 이상 웃도는 일반미 값을 안정시키기 위해 지도가격을 위반한 일반미는 사지도 팔지도 않겠다고 결의했으나 헛 구호에 그쳤다.
14일 서울시내 대부분의 주택가 양곡 소매상에서는 일반미를 밖에 내놓지 않고 창고에 숨겨둔 채 단골고객에 한해 3만9천 원에서 4만원까지 뒷거래하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일반미는 아예 취급하지 않고 정부미만을 가마당 3백∼5백원 씩 지정가격보다 비싸게 팔고 있다.
서울 관악구 상도1동53 주택가 A양곡소매상의 경우 12일까지 한 가마에 3만8천원을 받았으나 일반미의 가격동결 이후 일반미는 취급하지 않고 정부미만 팔고 있었다.
또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C지하상가 양곡장은 단골손님의 전화주문에 한해 가마당 4만원에 뒷거래했다.
영등포 시장 내 양곡소매상 주인 김 모씨 (50) 는 『서초동 양곡도매상에서 일반미 도매가가 3만2천∼3만3천 원을 웃돌고 있는데 소매가를 3만원으로 묶어 아예 취급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성북구 안암동에서 쌀 상회를 경영하는 권영애씨 (42)는 12일 상오 10시쯤 성북구 돈암동에 있는 서울양곡소매상 동선지구조합에 29만8천8백원을 입금시키고 정부미 10kg짜리 1백20부대를 주문했으나 14일 상오 현재 쌀이 상회에 도착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권씨는 평소 조합에 돈을 임금시키면 다음날 쌀을 배달해주는 것이 상례였는데 이번에는 14일 상오 10시쯤 조합에서 오른 가격 4만4천8백원을 더 가지고 오라는 전화가 왔을 뿐이라고 말했다.
가정주부 김부곤씨 (54·서울 동대문구 제기3동 67의325) 는 『어제 청량리에 있는 쌀가게에서 일반미 1가마를 3만7천원 주고 들여놓았다』며 『하루가 다르게 1천원 이상씩 뛰던 쌀값을 3만원 선에 묶는다니 반가운 일이기는 하지만 쌀가게에서 일반미는 내놓지 않을테니 아무래도 웃돈을 얹어주어야 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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