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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 교체하는 미 상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원로들이 판을 치던 미국 상원에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폭넓은 세대교체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 6일에 실시된 미국 8개 주의 예비선거 결과를 놓고 워싱턴 정가는 벌써부터 이러한 성급한 결론을 내리고 술렁이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선거에서 내노라하던 현역 고참 상원의원 2명이 30대 후보에게 패배, 탈락했고 또 8개 주 상원의원 예비선거(정당별 지명투표)에서 당선된 6명의 후보자가 30대의 신진들이었기 때문.
가장 화제의 초점이 되고 있는 곳은 뉴저지 주. 이 곳에서는 과거 24년 동안 상원의원 자리를 끄떡없이 지켜오던 공화당의 거물 정객 「클리퍼드·케이스」(74)가 34세의 「제프리·벨」(「도널드·리건」의 전 보좌관)에게 패배, 이변을 낳았다.
개표가 끝난 후 케이스상원의원은 기자회견을 통해 『내가 그 젊은 보수 정객에게 패배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않았다』면서 『아마도 미국인들은 새로운 스타일의 새로운 사람을 원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벨은 오는 11윌 선거에서 민주당 지명을 얻은 왕년의 농구스타 「빌·브래들리」와 대결케 됐는데 브래들리 역시 벨과 똑같은 34세의 약관.
한편 몬테나 주의 민주당선거에선 사망한 「리· 메칼프」상원의원의 자리를 승계한 「폴·하트필드」상원의원이 36세의 「맥스·보커스」하원의원에게 3대1의 표 차로 참패, 역시 30대 상원의원의 탄생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이밖에도 「사우드 다코다」주의 공화당후보 선거에서도 은퇴하는 「제임즈·애브레즈크」상원의원의 자리를 놓고 36세의 「래리·프레슬리」하원의원이 승리했고 뉴멕시코 주의 민주당상원의원 후보로는 37세의 「토니·애나야」 주 검찰총장이 확정됐다.
미시시피 주 공화당후보로는 40세와 「태드·코크런」 하원의원이 결정됐는데 그는 은퇴하는 상원의원 「제임즈·이스틀런드」의 민주당후계자와 결판을 벌인다.
이 같은 30대 신진들의 대거 진출은 오는 11월 중간선거이후 최소한 12명의 현 상원의원의 모습을 의사당에서 보이지 않게 할 것 같다.
그렇게 되면 10여 년만에 처음으로 미국상원에는 70대 고참의원보다 30대 신진의원 수가 많아지게 된다. 【워싱턴=김건진 특파원】
@김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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