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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승의 여행 훈수] ⑪ 강원도 삼척 덕풍마을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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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삼척 덕풍계곡.

태초에 아담과 하와가 목욕하며 놀았을 것 같은 폭포가 골을 이루고 있는 오지마을, 강원도 삼척 가곡면 풍곡리 덕풍마을이다. 덕풍마을은 한국전쟁이 일어났을 때 그 사실을 아무도 몰랐을 정도로 오지 중의 오지다.

덕풍마을은 병풍처럼 둘러싸인 산세가 수려해 등산을 겸한 가족 단위 피서지로 적합하다. 마을 깊숙이 경관이 뛰어난 폭포가 3개나 있다. 덕풍마을에는 총 11가구가 살고 있고 마을 사람들은 아직까지 나무를 땔감으로 사용한다.

덕풍마을의 초입인 풍곡1리까지는 416번 지방도를 타고 간다. 풍곡마을 주차장에서 4.45㎞를 더 가야 덕풍마을이 나온다. 마을에서 약1.5㎞의 거리에 이르면 제1폭포가 있고 그 수심은 약 40m에 이른다. 여기서 또 1.5㎞를 가면 제2폭포가 나온다. 덕풍마을에서 용소 제3폭포에 이르는 대자연의 미관은 금강산 내금강을 방불케 할 정도로 아름답다. 덕풍마을에서 폭포 3개를 지나 용소골 막바지까지는 왕복 12㎞다.

1980년도 초반에 처음으로 덕풍마을을 찾았다. 덕풍계곡을 따라서 용소골~응봉산~덕구계곡을 지나는 코스를 개발하는데, 장장 3년이 걸렸다.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너무 오지여서. 또 하나는 너무 아름다워서다.

맨 처음에는 길이 없어서 나뭇가지나 풀뿌리를 헤치며 걸었다. 태초의 자연을 발굴한다는 느낌이 무척이나 신비스러웠다. 마을 안으로 들어가는 데만 3~4시간이 걸렸다. 덕풍마을에서 하루 자고 그 다음 코스인 용소골 제 1~3폭포 쪽으로 향했다. 폭포가 3개나 있으니 일단 1폭포에서 놀다가 2폭포에서 야영하고 그 다음 코스로 넘어가기로 정했다.

그런데 계곡 풍경이 너무 좋아서 그곳에서만 이틀 자고 하산했다. 제1폭포가 매우 아름다워 그 다음 코스로 갈 필요성을 못 느꼈다. 그렇게 2폭포까지 가는데 2년이 걸렸다. 3폭포까지 가는데 또 1년이 걸렸다. 그렇게 해 ?3년 만에 완주한 덕풍계곡과 용소골’이다.

1998년도에 승우여행사를 설립하고 천혜의 자연환경을 간직한 덕풍마을에 손님들을 모시고 가보기로 마음먹었다. 당시 여건상 당일여행이 힘들었기에 무박 2일 코스로 짰다. 워낙 오지라 위험해서 손님을 1폭포까지밖에 모시지 못했다. 하지만 아무도 아쉬워하지 않았다. 뭐 세상에 이런 곳이 다 있냐며 좋아할 뿐이다.

올해 칠순을 맞은 국내 최고령 여행 가이드. 40년 넘게 국내 여행만 고집하고 있다.

마을 토박이인 이장의 순수한 마음은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처음 관광객 40명을 데리고 마을을 찾았을 때 이장 사모님께서 시골 밥상을 차려줬다. 무쇠 솥에 한 밥, 콩가루를 넣은 시래기국과 김치가 정말 맛있었다. 덤으로 텃밭에 있는 고추나 쑥갓을 알아서 따다 먹으라고 했다. 서울에서 손님들이 온다고 감자와 옥수수도 한 솥 삶아주셨다. 정겨운 시골인심에 마음이 풍족해졌다. 5월 31일, 6월 14·21·28일 출발. 5만1000원.

이종승 승우여행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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