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도 어른도 갈 곳 없어 헤맨다|인파에 지쳐버린 어린이날 동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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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어린이날을 맞아 모처럼 부모의 손을 잡고 놀이시설을 찾은 어린이들은 너무나 많은 인파에 오히려 지쳐버렸다. 청룡열차 타는데 1∼2시간을 기다려야 했고 구경을 한다기보다는 인파에 떠밀려 다녀야했으며 점심 먹을 곳을 찾지 못해 뿌연 흙먼지 속에 도시락을 펼치는 동심은 실망과 피로뿐이었다.
어른들은 도시근교 유원지를 대상지로 생각하나 이곳엔 어린이 놀이기구가 전혀 없을 뿐 아니라 음주 만취한 어른들이 법석대는 환경공해 지역이어서 곧 포기하기 일쑤. 따라서 연례행사처럼 창경원·어린이대공원 등을 찾게되나 밀리는 인파 속에 즐거움보다는 짜증 속에 하루를 보내고 돌아온다.
어린이날인 5일 창경원에 26만 여명, 어린이대공원에 59만 8천 여명. 남산·덕수궁에 각각 5만 여명 등 모두 1백 여만 명이 가족나들이를 나서는 바람에 창경원은 1평에 6명, 어린이대공원은 1평에 5명이 붐빈 꼴. 미아만도 9백 12명이 발생, 6일 현재 15명을 당국이 보호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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