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니문·카‥깨진 창으로 얼굴 내밀다 난간에 부딪힌 어린이 절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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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17일 하오 3시쯤 서울 종로구 와룡동1 창경원 어린이 놀이터에서 「허니문·카」를 탔던 김영택씨(35·상업·서울 서대문구 연희1동 115의46)의 맏딸 지현양(7·태광유치원)이 유리가 깨어진 창 밖으로 얼굴을 내밀고 있다가 출입구 승강대 난간에 얼굴을 부딪쳐 서울대 부속병원에 옮겼으나 숨졌다.
지현양은 어머니 양영자씨(32)와 동생 수연양(4)과 함께 14번 「허니문·카」에 올라타 차가 세 바퀴째 공중을 돌고 내려올 때 밖을 내다보기 위해 얼굴을 창 밖으로 내밀었다가 지상 25m 높이에 있는 출입구 승강대 난간 쇠「파이프」(직경 3cm)에 부딪쳐 번을 당했다.
승강대는 회전하는 「허니문·카」와 불과 10cm정도 떨어져 있어 얼굴이나 손을 내밀면 부딪치게 돼있으나 안전장치 구실을 하는 유리창이 2시간 전쯤 술 취한 30대 남자에 의해 깨어져있어 사고를 빚었다.
사고가 난 뒤 어머니 양씨는 얼굴이 피투성이가 된 지현양을 붙들고 『차를 멈춰달라』고 소리쳐 차를 서게 했으며 승차표를 받고있던 종업원 최성일씨(24)가 지현양을 업고 서울대 부속병원으로 옮겼으나 곧 숨졌다.
사고를 낸「허니문·카」는 높이 12m의 철제기둥 2개에 직경 20여m되는 원형회전축이 쇠「파이프」로 연결돼있으며 6인승 차 16대를 달아놓았으나 사고 당시 이중 거의 모든 차가 유리창이 깨어져 있었다.
이날 창경원에는 3만여 인파가 붐볐고 사고 당시에도 「허니문·카」에는 2백여명이 몰려 혼잡을 이뤘다.
업주인 한창주식회사(대표 박홍식·50)측은 손님들이 몰려 미처 유리를 갈아 낄 틈이 없었다고 변명했다.
경찰은 「허니문·카」운전기사 박인규씨(20)와 시설관리책임자 홍순용씨(25) 등 2명을 업무상 과실치사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회사대표 박씨를 입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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