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한한 미국 현대 음악가 조지 크럼 박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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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오늘날에는 음악에 있어서 일정한 양식적 특색이나 순수성은 존재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현대인의 사고는 시간적으로는 과거의, 공간적으로는 현존하는 세계 곳곳의 모든 현상을 한데 끌어 모으려는 경향이 있어 상당히 혼란한 상태라 할 수 있어요.
내 자신 차라리 몇 개의 음악 양식만이 존재하던 19세기에 살았다면 작곡을 하기도 훨씬 편했으리라 생각됩니다.』
한국 창악회(회장 이남수)와 국제 문화협회 초청으로 16일 한국에 온 미국의 현대 작곡가 「조지·크럼」 박사(49).
그는 4일간 한국에 머무르면서 강연을 통해 자신의 작품 세계와 오늘날의 현대 음악을 한국 청중에게 소개한다. 오는 5월2일과 3일에 있을 창악회 작곡 발표회에서는 그의 작곡 작품 3곡이 연주된다.
따라서 17일 그가 미국 문화원 강당에서 한국 기자들과 가진 「인터뷰」도 시종 현대음악의 주변을 맴도는 것이었다. 현대음악을 『현대에 살고 있는 사람이 작곡한 작품』이라고 정의하는 「크럼」박사는 『오늘날 전위음악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단언한다.
15년 전 존재했던 전위 음악은 이미 현대 예술의 특성의 하나라고 할 다른 형태의 예술과의 무서운 동화력으로 또 다른 현대의 예술로 변한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일본과 인도·「티베드」의 전통 음악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으며, 그들의 고유한 악기로 연주하는 작품을 쓰기도 했다는 「크럼」박사는 이번이 동양으로의 것 나들이. 68년 「퓰리처」 상을 받은 『시간과 강의 「메아리」』 등 20여곡의 대표작이 있다. 현재 「펜실베이니아」대학교수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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