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관계 정부에 맡기고 학업에 전념토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박찬현 문교부장관은 15일 최근 미 정보기관의 청와대 도청설과 관련, 『나라를 걱정하는 학생들의 충정을 충분히 이해하나 이 같은 외교 관계 현안 문제는 이 순간부터 정부 당국에 맡기고 학생들은 학업에만 전념해 줄 것』을 당부하는 내용의 「전국 학생에게 보내는 담화문」을 발표했다.
담화문 요지는 다음과 같다.
『근간 「청와대 도청설」 「3자 회담설」 등이 나와 온 국민을 자극시켰고 학생들까지 규탄과 시위를 벌이는 사태로 발전하게 된 상황은 매우 안타깝고 유감스러운 일이라 아니할 수 없읍니다.
나는 학생 여러분이 주권국가의 젊은 학도로서 나라의 장래를 걱정하며 의분을 참을 수 없다는 그 충정을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러나 국제 사회는 상호 이해관계가 복잡하고 미묘하므로 외교 문제의 원만한 해결을 위해서는 전문적 식견과 냉철한 판단이 필요합니다.
더우기 미국은 우리의 전통적인 우방으로서 앞으로도 더욱 우의를 증진시켜야 할 나라입니다.
여러분이 걱정하고 있는 외교 현안 문제는 이미 정부에서 적절하고도 슬기로운 대책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읍니다.
그러므로 학생 여러분은 목전의 현실 문제에 너무 집착하지 말고 먼 장래를 내다보며 오로지 여러분의 본분인 학업 연마에 전념하는 것만이 진실로 애국하는 학도의 자세라 할 것입니다.
나는 학생 여러분이 이 순간부터 대미 현안 문제에 대한 거론과 행동은 일체 그만두고 오로지 학업에 정진할 것을 거듭 당부하고 이 기회에 우리 23만 교직자와 학부모들에게도 학생과 자녀들을 잘 보살펴 면학 기풍 진작에 적극 협조해 주시길 간곡히 부탁하는 바입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