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차 시중판매·여행제한 완화 등 선심정책 쓰는 동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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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본=이근양 특파원】공산당 일부의 반체제선언사건으로 연초부터 딜레머에 빠진 동독이 각종 선심정책을 들고 나와 서방세계를 어리둥절케 하고있다.
그토록 어렵기만 하던 서방여행이 비교적 용이해졌을 뿐만 아니라 서독에서 수입해간 골프자동차마저 저렴한 가격에 외상으로 판매하고있어 공산권에선 보기 드문 선심정책을 펴고있다.
서방여행의 문호확대로 가장 많은 덕을 보는 사람들은 예술가들―.
작가·미술가·무대연출가·영화인·건축가 등 예술가동맹의 멤버들은 금년초부터 무제한 서방여행이 가능해 지난해와는 금석지감―. 더구나 비당원은 물론 무자녀부부의 동시여행마저 허용된다니 이만저만한 선심이 아니다. 아직도 그룹으로 떠나야한다는 것 이외에 여비를 자담하도록 되어있는 게 한가지 흠―.
여기에 지난달 체코에 출장 갔던 어느 기술자는 현지에서 오스트리아행 경유지를 손쉽게 추가, 일반시민에게도 같은 혜택이 있음을 보여주었다.
그동안 대부분 연금수혜자만이 서방세계를 여행했을 뿐 비당원·예술가·무자녀부부, 그리고 일반시민의 여행이 극도로 규제되어온 동독으로선 이번의 선심정책이 일대 전환점―.
그리고 동독당국은 서독산 골프자동차 판매에서도 적지 않은 선심을 썼다.
금년초 1만대의 골프자동차를 수입해가면서 대당 가격 3만1천마르크(한화 약7백13만원)에 그나마 정부와 당 간부들이 독차지하리라는 설이 지배적.
그러나 최근에 밝혀진 판매규정을 보면 대상을 일반시민으로 국한시킨 것은 물론 가격도 l만9천마르크(4백37만원)로 내리고 여기에 외상거래까지 가능한 조치를 취해놓음으로써 골프 말썽은 씻은듯이 사라졌다.
『마이·카와 해외여행이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에 이같은 조처가 수립되었다는 동독 당국의 배경설명. 그러나 서방측은 정치 및 경제적 불안을 커버하기 위한 호네커의 단기투약이라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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