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강세로 섬유업 호경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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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일본 엔화의 강세가 지속됨에 따라 국내 섬유업계는 수출급증으로 또 한번 호경기를 맞고 있다. 면방은 물론 시설과잉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던 화섬마저 최근에는 1백% 가동되고있다.
업계에 따르면 2월말 현재 섬유류 수출실적은 4억8천3백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18·7%의 신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선행지표인 LC(신용상)내도액은 6억3천7백만달러로 전년대비 증가율은 실적증가율보다 훨씬 높은 31%를 보이고 있다. 이같은 LC내도액 증가는 섬유호황이 당분간 지속할 것임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정부는 올해 섬유수출목표를 71년의 32억4천6백만달러보다 15% 증가된 37억4천만달러로 책정하고 있으나 현재의 추세로 미루어 이를 무난히 초과달성, 40억달러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28일 상공부에 의하면 최근의 섬유호황은 엔고현상으로 일본 섬유업계의 상대적인 경쟁력약화에 힘입은 것으로 일본의 수출시장을 국내업계가 잠식해 들어가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본의 섬유산업은 구조불황업종으로 간주되어 화섬의 경우 평균30% 조업단축이 실현되고있으며 면방의 경우 9백만추의 시설 중 1백50만추가 스크랩되어 7백50만추로 시설이 압축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동남아·중동지역 등 비쿼터지역에 대한 국내 섬유제품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으며 수출단가도 상승추세에 있다.
특히 면사는 종전 일본의 수출시장이었던 홍콩 등 동남아지역에서의 주문이 밀려 2백55만추의 국내시설로도 수출물량이 달리고 있는 형편이며 가격도 연초의 짝당 4백80달러에서 5백10달러로 오르고 있는데 2월말 현재 2천3백만달러의 실적에 비해 LC내도액은 1억달러를 넘기 때문에 1억3천만달러의 올해 목표를 상반기 중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면방시설은 현재 52만추가 증설중인데 일본이 5백만추까지 시설을 감축할 전망이어서 국내시설은 4백만추까지는 증설되어도 판로가 확보될 수 있을 것으로 보는 측도 있다.
그러나 이번의 섬유호황은 단순히 일본 섬유업계의 위축에 기인되고 있는 만큼 일부에서는 반짝경기가 될지도 모른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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