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류가격 안정대 실시…무엇이 문제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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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육류가격 안정대 실시는 정부의 육류가격정책이 이제까지의 행정규제 위주에서 수급물량 조절중심으로 바뀌었다는 점과 최소한이나마 양축농가 보호를 위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었다는 점에 뜻이 있다.
그러나 구체적인 기준설정이나 운영방법에 간과할 수 없는 문제점을 내포하고있어 당초 의도와는 달리 축산진흥에 차질을 가져오거나 새로운 혼란을 야기할 우려를 주고 있다.
첫째, 돼지고기 지육가격 하한선을 ㎏당 1천2백원으로 설정해 놓고 다시 수매비축은 1천원 이하(소비자가격 6백g당 9백원)로 떨어져야 실시하겠다고 함으로써 혼선을 빚게 하고 있다.
또 하한선인 ㎏당 1천2백원을 유지하는 경우에도 농가보장수익은 마리당 5천4백원이므로 월 1천원에 불과한데 이보다 지육가격이 ㎏당 2백원이상 떨어져야 수매에 착수하겠다는 것은 농가의 소득보장으로 축산기반을 다지겠다는 수매제 취지와는 거리가 먼 것이다.
둘째, 과거 자연적 추세에 의한 돼지고기값과 쇠고기값의 비율은 6대10이었다. 그런데 이번에 정부는 돼지고기 소비자가격을 쇠고기의 50% 수준으로 유지하겠다고 밝히고있다.
돼지고기 소비를 늘리겠다는 취지인지는 모르나 가격의 상대적 저위는 양돈의 기피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
세째, 쇠고기의 합성가격제는 논리상 합리적인 듯 하나 소비자들의 한우고기 선호경향이 강한 만큼 정육업자가 수입쇠고기는 정부가 허용한 대로 근당 2천원에 팔아 폭리를 취하고 한우고기는 별도로 웃돈을 받고 비싼 값에 암거래하더라도 막을 길이 없다.
또 정육업자에 대한 수입쇠고기 공급은 한우 마리당 수입쇠고기 1마리 비율로 제한하겠다 하나 농협직매장에서 1근에 1천6백원가격으로 무제한 공급하므로 실효를 거두기 어려우며 소비자의 희생위에 정육업자의 배만 불릴 가능성이 크다. 【신성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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