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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책의 현장 점검|박대통령, 11개 시-도 지방순시 결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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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보기

종합 03면

76년엔 경기·강원만을, 지난해에는 충남·북만을 순시했던 박정희 대통령이 올해에는 제주도를 끝으로 11개 시-도 지방순시를 모두 끝냈다.
대통령의 중앙부처 순시가 정부차원의 시책방향을 점검하는 것이라면 이어서 실시하는 지방시찰은 일선행정의 확인이라 할 수 있다.
중앙의 시책이 지방에 제대로 반영되고 있는지 와 그 시행상의 차질여부가 주 점검 대상.
그 가운데 하나가 농촌주택 개량문제. 올해에 5만 동의 농촌주택을 개량하려는 계획은 7백50억 원의 예산까지 책정해 놓고 있기 때문에 박 대통령은 이 농촌주택개량사업이 시-도별로 어떻게 추진되고 있으며 자재 확보와 수송문제, 목수·미장이 등 건축기술자의 확보방안, 입지선정과 색조 문제에 이르기까지 자상하게 묻고 미흡한 부문에 대해 지시를 내리는 식으로 확인하고 다졌다.
지방순시가 확인행정의 한 형태라는 사실은 이전의 지시사항에 대한 조치 결과 보고가 반드시 수반하는 점에서도 알 수 있다.
지방장관들은「브리핑」첫 대목에 필수과목으로「분부사항에 대한 실천사항」을 넣고 이어 ▲77년의 주요성과 ▲78년의 예산 ▲78년 도의 역점시책을 보고하는 것이 일반적인 순서다.
박 대통령은 보고를 다 듣고 난 후 일문일답 식으로 도지사와 교육감에게 질문을 했으며 이번 순시에서 많은 관심을 보인 것은 ▲농촌소득증대방안 ▲해난사고방지 ▲지방의 의료시설 확충 ▲도로포장 ▲농어촌저축증대 ▲축산진홍 ▲공고와 농고육성 등
특히 어느 시-도에서나 공고의·운영실태를 묻고 모든 공고를 일류수준으로 끌어올리도록 이른 것은 기능인 양성에 대한 집념이 어떠한가를 엿보이게 했다.
경기·전남·경남 등에서 낙도의 교육·식수·전기문제 등을 일일이 점검한 것이라든지 충남·북에서 대준「댐」수몰 이재민 대책을 세우도록 지시한 것, 거의 모든 시-도에서 근로청소년의 야간학교 취학을 위한 시설확장에 관심을 보인 것 등은「그늘진 곳」에 대한 박 대통령의 특별한 배려라 할 수 있다.
또 경북에서 나무의 경제성을 말하는 가운데『15년 생「포플러」한 그루에 2만원씩 가는데 아이를 낳으면 그 기념으로「포플러」1천 그루쯤 심으면 대학교육이 문제없을 것』이라고 한데 대해 임방현 청와대 대변인은 박 대통령의 실용주의의 일면을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의실에서의「보고」와「지지」가 공식적인 것인데 비해 오찬석상에서 연장되는「업무」대화는 비공식적 성격을 띠지만 이 비공식 대화에서 지방의 숙원사업이 많이 성취되고 또 중요한 지시가 떨어지는 예가 적지 않았다.
경북 안동에 지방대 분교를 세우는 방안의 검토, 서해 5도의 내륙 유학생에 대한 기숙사 마련 등 이 오찬석상에서 나온 것.
박 대통령은 시종 수행한 김치열 내무·박찬현 문교· 장덕진 농수산·신형식 건설·신현확 보사부장관에게 그때그때 필요한 지시를 해서 지방의 건의 내지 문제점이 신속 처리되도록 한 것도 지방순시의 효율성을 보여 준 또 다른 일면이다. <조남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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