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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패 못 가린 제1「라운드」|불 총선 1차 투표 결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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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파리=주섭일 특파원】「프랑스」총선 제1차 투표에서는 일단 좌파세력의 신승으로 승패를 뭇 가린 상태로 끝났다. 오는 19일의 2차 투표에서 총 의석 4백91석 중 1차 투표에서 확정된 68석을 제외한 4백23석을 놓고 좌·우파가 결판 짓게 됐다. 제1차 투표결과를 놓고 좌·우파가 각기 승리를 주장, 아직 승자도 패자도 없는 상황이다.
그것은 좌파 측이 사회당·공산당·극좌파를 묶어 49·5%의 득표를 획득, 우파의 48·4%보다 1·1%「리드」했다고 주장한데 비해 우파 측은 3· 3%의 극좌파를 좌파에서 제의, 좌파가 1·1%밖에 안되기 때문에 우파의 승리라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
그러나 분명한 것은 집권우파에 대해 반대하는 좌파 표가 우파 표보다 많은 것은 감출 수 없다.
나머지 무소속 또는 극우파 표 0·9%는 태도를 분명히 하지 않고 있으며 극좌파는 공산당과 사회당후보 지지를 밝혔기 때문이다.
좌파가 예상 밖으로 불과 1·1%「리드」한 이유는 공산당 때문이라는 풀이다.
공산당은 작년 9월 좌파연합이 깨진 후 계속 공산당 입각문제를 거론, 사회당에 압력을 가해 왔었다.
이것이 중산층을 중심으로 한 부동표를 사회당에서 우파로 분산시키는 역할을 했다는 것. 여기에 결정타를 친 사람이「지스카르」대통령. 그는 좌파가 집권할 경우 정치·경제적으로 혼란이 닥쳐온다고 경고했는데 이 같은 경고가 유권자들의 태도를 돌변시켜 우파 측으로 선회시켰다는 것이다.
좌파가 1차 투표에서 다소 우세했다고 해서 2차 투표에서 다수의석을 획득하는데 필요 충분한 조건이 충족되지 않는다.
좌파는 1차 투표에서 우파가 64명의 당선자를 낸데 비해 공산당만이 4명 당선되었고 사회당은 한 명도 당선 못했다. 우파에서「바르」수상,「시라크」「파리」시장을 비롯, 우파거물들이 모두 50%이상 득표로 당선된 데 비해「미테랑」사회당 서기장,「마르셰」공산당수,「파브르」극좌파 당수 등 모두가 2차 투표로 넘어갔다.
이들 좌파수뇌들은 당선이 확실시되지만 유권자들에게「이미지」상 주는 영향은 적지 않다. 또한「파리」에서 우파가 52·02%를 득표, 좌파를 꺾은 사실도 좌파에는 심리적으로 불안을 주는 요소다.
그러나 좌파세력이 집권할 수 있느냐의 여부는 2차 투표에서 사회당과 공산당이 후보 단 일화에 성공하느냐 여부에 달려 있다.
우파 측에서는 이미「드골」파와「지스카르」파가 2차 투표에서 자동적으로 다수 득표 자에게 양보하기로 합의가 돼 문제가 없다.
1차 투표 후 좌파는 정상회담을 열어 단일후보를 세우기로 원칙적인 합의를 보았으나 「프랑스」의 신문들은 이에 비관적이다.
그 이유는 공산당이 단일화 후보 뿐 아니라 국유화 문제와 각료 구성문제를 일괄 타결하자고 고집하고 있는데 비해 사회당은 단일화후보를 매듭짓고 그 밖의 문제는 선거 후에 거론하자고 응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분명한 것은 두 가지뿐이다. 먼저 앞으로「프랑스」의 정치구조가 4극화 현상을 보이게 된다는 점.
즉 우파에서「드골」파(공화국 총 연합·RPR)와「지스카르」파(CUDF)의 양대 기둥, 좌파에서 사회당과 공산당의 2대 산맥이 균형을 이루게 됐다는 점이다.
또 하나는 19일 좌우 어느 쪽이 승리하든지 간에 새로 출범하는 내각은「프랑스」를 통치하기가 더욱 어렵게 되리라는 점이다.
왜냐하면 22·6%의「드골」파, 21·5%의「지스카르」파, 22·5%의 사회당, 20·5%의 공산당이 모두 비슷한 세력을 지니게 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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