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물질의 균형을 지향하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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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졸업생 여러분은 이제 21세기를 창조해야 할 미래의 역군이요 지도자인 것이다. 여러분의 선배들은 이 땅에서 가난을 몰아내고 잘 살아보겠다는 푸른 의지로 각고의 노력을 경주해 이제 수출1백억「달러」를 이룩했고 수입해 먹어야 했던 쌀을 수출하게까지 만들어 놓았다.
그러나 모든 물질적인 성장이 우리 인간생활의 수단은 될 수 있지만 결코 목적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물질적 풍요 속에서 소외된 채 불안과 고독을 느끼는 오늘의 서구 사회를 우리는 생생하게 보고 있다. 과학기술 지상주의는 인간을 물량 계수의 한 대상으로 전락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여러분이 만들어야 할 미래는 정신과 물질의 균형 있는 조화로 물질 만능주의의 병폐를 막아 건전한 사회를 이룩하고 과학기술의 개발을 옳은 방향으로 이끌어 가야 한다. 이제 우리는 잘 살기 운동에 이어「밝은 사회 운동」을 전개, 파멸을 향해 치닫고 있는 오늘의 가공스러운 인류사회를 구원하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가 다시 한번 전 세계에 과시해야 할 일은 놀라운 경제성장뿐 만이 아니라 정신적으로 아름답고 보람있게 살 수 있는 건전한 나라를 만드는 것이다. 이제 우리는 기적적인 경제발전을 이룩했다고 세계에 널리 칭송되고 있음을 더없이 영광되게 생각하면서 그러나 그것이 우리의 최종 목적이 아니라는 사실에서 진정한 인간의 길을 찾아 정 향을 해야 할 때인 것이다.
미래를 생각하며 완전을 지향하는 것은 오직 인간뿐이다. 계획을 갖는 사람에게는 소망이 생기고 노력하는 사람에게는 반드시 결실이 뒤따르는 법이다.
졸업생 여러분은 선의·협동·봉사·기여의 밝은 사회 운동의 정신으로 빛나는 앞날을 창조하고 국가 사회에 기여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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