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우수 경영대학원" 선정 투표서 「하버드」대를 누른「스탠퍼드」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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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워싱턴=김영희특파원】미국에서 출세하여 높은 사회적인 지위에 오르는 길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대학을 졸업한 뒤 법과대학원을 나와서 변호사가 되는 길이고, 다른 하나는 대학을 졸업하고 경영대학원을 나와 중역이 되는 길이다.
그러나 법과대학원 출신들이「워터게이트」사건을 전후하여 포화상태를 이뤄,「하버드」와「예일」을 비롯한 일류대학 출신이 아니면 만족할 만한 취직 자리 구하기가 힘들게 됐다. 그러나 아직도 경영대학원 출신들은 수요가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50년대에 시작된 경영대학원의 유행은 여전하다.
「워싱턴·포스튼」지 조사에 따르면 74년이래 MBA (경영학 석사) 의 숫자는 37%나 늘었으나 법과대학원 졸업자는 7%밖에 늘지 않았다. 7O년에 경영대학원 졸업자가 1만9천3백명이었던데 비해 지난해의 경우는 무려 4만6백명이나 됐다는 것을 보더라도 그 인기를 짐작할 만하다.
미국에서 가장 먼저 생긴 경영대학원은「펜실베이니아」대의「훠튼」경영대학원 이고, 지금까지 경영대학원의 대명사같이 통한 학교는「하버드」대 경영대학원 이었다. 지난 65년까지 만해도「하버드」·「미시간」·「시카고」·「훠튼」·「스탠퍼드」·「콜럼비아」같은 일류 경영대학원이 전체 MBA의 3분의2를 배출했다.
그러나 그 뒤로 경영대학원이 우후죽순같이 솟아나서 지금의 총수는 1천1백교.
그러나 같은 경영대학원출신의 MBA라도 자연 일류를 찾게 되고, 거기서 경영대학원간의 치열한 경쟁이 생기게 됐다.
경영대학원간의 경쟁에서 최근 하나의 이변이 일어났다. 지난 50년동안「최고」의 자리를 지키던「하버드」경영대학원이 -「스탠퍼드」경영대학원에 그 으뜸가는 자리를 뺏긴 것이다. 「MBA」잡지가 85개 경영대학원의 학장을 대상으로 투표를 실시한 결과 미국 자본 주의의「웨스트포인트」라고 불리던「하버드」를 제쳐 놓고「스탠퍼드」경영대학원에 최고라는 판정을 내린 것이다.
「스탠퍼드」가 얻은 점수는 4·9487이고「하버드」가 받은 점수는 4·7692다.
이런 투표 결과를 보고 『서부의「하버드」』라고 자부하는「스탠퍼드」대학에서는 환성이 올랐고,「하버드」대학쪽 에서는 교수들에게 비판의 소리가 일고 있다.
그러나 근본적인 배경의 하나는「스탠퍼드」대학 자체가「하버드」보다 월등히 빨리 성장한 탓 이라고 볼 수있다.
오늘날의「그리스」같이 때로는 찬란한 전통이 발전의 저해 요소가 된다는 것이「하버드」·「스탠퍼드」의 경쟁에서도 실증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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