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난소식 ."쉬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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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부산】속보=인도양에서 침몰된 것이 확실한 제35동원호의 소속회사인 동인수산주식회사(대표 고원훈·39· 서울중구중림동355 는 사고 발생 13일이 지난 30일까지 조난소식을 숨기며 보도진은 물론 가족들에게까지 알려주지 않아 선원가족들을 격분시키고있다.
이때문에 30일하오 늦게야 중앙일보를 통해 소식을 들은 가족 30여명은 동부수산 부산사무소 (부산시중구충무동5가43)에 들이닥쳐 『조난 12일이 지나도록 연락조차 해주지 않다니 이게 무슨짓이냐』며 아우성, 사무실의 책상·의자·집기 등을 던지며 소동을 벌였다. 이들은 난로와 창문 등이 부서진 차가운 사무소에서 자정이 넘도록 농성을 벌이고 『혹시나』 하는 한가닥 희망 속에 사무실에서 밤을 지샜다. 동원수산은 부산사무소에 사고수습대책본부를 설치했으나 수습방안에 대해 가족들과는 아무런 협의도 하지 못했다.
한편 동원수산 「포트루이스」기지소장 최인준씨(32)는 사고해역에서는 23일부터 제33호 동원호 등 이회사 소속 원양어선 5척이 수색작업을 벌이고 부근해역에서 조업하는 우리나라국적의 원양어선 50여척이 수색을 돕고 있고 「모리시어스」국의 「헬리콥터」까지 동원,26∼28일까지 3일간 경찰비행을 했으나 사고해역에서는 아무것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전문을 보내왔다.
최씨는 전문에서 17일의 마지막 교신 후 주기및 보조기 2대가 고장났다해도 비상 「배터리」나 「라디오· 브이」로 교신이 가능한데도 전혀 교신이 없고 마지막으로 교신한 17일하오 이후 19일 상오1시까지의 태풍중심이 제35 동원호의 위치에서 맴돌았기 때문에 이태풍을 벗어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전하고 침몰한 것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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