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연극예술상 수상자 연출가 이승규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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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연극계의 선배나 동료가 주는 상이라는 점에서 이제까지 제가 받은 상 중에서 가장 큰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12일 한국연극협회 (이사장 이진순)가 지난 한햇 동안의 최우수 연극인에게 수상하는 한국연극예술상 수상자로 결정된 이승규씨(39·극단「가교」대표)의 소감이다.
연극협회와 심사위원(서항석·김정옥·임영웅·이근삼)이 이씨를 수상자로 선정한 직접적인 동기는 연극 『「아벨만」의 재판』에서 보여준 탁월한 연출 솜씨와 뒤이은 지방공연으로 관객의 저변확대에 기여한 공로 때문.
그러나 대부분의 연극인들은 이씨가 극단「가교」창단 후 10여년을 꾸준히 계속해온 지방순회공연·군 및 교도소 위문공연 등을 통해 연극을 발전시킨 공로가 높이 평가됐다고 풀이하고 있다.
그러나 이씨는 수상자로 결정됐다는 소식을 듣고 자신의 연극생활을 되돌아 봤을 때 예술적 창조보다는 겁 없이 많은 공연만 했다는 반성이 된다며 이번 수상을 계기로 새로운 연극사계의 추구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포부를 펴 보였다.
이씨가 구상중인 새로운 연극세계란 세계 연극속에 한국 연극을 투영해 본다는 것. 극단형편상 해외공연은 못하더라도 세계적으로 평가받는 작품과 비슷한 우리작품을 한 무대에 올려 비교·평가하는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1차적으로 단막극인 「F·아라발」 『삼륜자전거』와 정복근씨의 『자살나무』를 함께 공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상금으로 20만원을 받게 된 이씨는 자신보다 극단「가교」에 주어진 상이라고 생각, 단원들과 기쁨을 함께 할 수 있는 사업에 사용하겠다고 계획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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