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서 4명 조난…동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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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속초】속보=7일 낮 12시쯤 강원도 속초시 설악동 설악산 칠성봉(1,077m)에서 지난 1일 설악산에 올라갔던 서울 동양산악회원 김직호씨(24·서울 중구 신당2동 432)와 김성자양(24·국세청근무·서울 중구 신당7동 67의 245)·이휘찬군(22·영양대 기계과 1년·서울 성동구 화양동 34의 8) 등 3명이 대한적십자사 설악산치구 구조대장 유창서씨(40·권금성산장 주인)에 의해 얼어 죽은 시체로 발견된데 이어 이들과 함께 올라갔다 실종됐던 이건범군(20·서울공고 3년·서울 영동포구 당산동 298)도 8일 하오 1시쯤 경찰구조대에 의해 눈속에 파묻힌 시체로 발견됐다.
이로써 올돌어 설악산에서는 2건의 조난사고가 발생, 모두 6명이 숨졌다.
이들은 구랍 30일 서울을 떠나 하오 늦게 속초시 설악동에 도착, 31일 하오 5시쯤 도보로 권금성에 올라가 유씨산장에서 하룻밤을 지낸 뒤 1일 상오 7시쯤 배낭4개 가운데 2개를 산장에 둔채 김밥을 싸가지고 칠성봉∼화채봉(1,216m) 「코스」로 정상인 대청봉(1,708m)을 향해 올라갔다가 실종됐었다.
이들이 등산간다고 집을 나간지 1주일이 지나도록 돌아오지 않자 가족들이 유씨에게 수색을 의뢰, 경찰구조대와 함께 7. 8일 이들을 찾아낸 것이다.
이들이 조난된 기점은 외설악의 「케이블·카」가 연결된 권금성에서 정상인 대서봉쪽으로 1.8km쯤 떨어진 칠성봉 북쪽 1백m 지점으로 적설량이 깊은 곳은 1m70cm나 되어 배낭을 맡기고 취사도구만을 가지고 화채봉을 넘어 정상을 향하다 추위와 배고픔을 견디다 못해 산장으로 되돌아가려다 눈속에 파묻혀 숨진 것으로 보인다.
김씨와 이휘찬군의 시체는 칠성봉 부근에서 1백m쯤의 거리를 두고 발견됐고 김양은 이보다 1km쯤 산장쪽으로 내려온 곳에서, 이건범군은 김양 오른쪽 50m지점에서 각각 숨져있었다.
경찰은 이들이 칠성봉 아래에서 석유 「버너」를 피운 혼적이 있고 성경책·「점퍼」 등을 태운 것으로 미루어 1일밤 눈속에서 느숙했으나 석유가 띨어진데다 2일 상오 「리더」인 김씨가 제일먼저 쓰러지자 나머지 회원들이 당황, 산장길을 찾아나섰으나 눈깊이가 2∼3m나 되는 토왕성계곡을 건너지 못해 방황하다 변을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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