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족에 눈길 돌리는 증권가 … 보안·헬스케어·보험주 유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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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요즘 유통가에선 ‘알봉족’이란 말이 인기다. 과일은 한 알씩, 과자 같은 가공식품은 한 봉지씩 사는 싱글족을 부르는 말이다. 가전업계도 싱글족을 타깃으로 한 소형 가전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지난달엔 LG전자가 세탁기·냉장고·청소기 등 7종의 소형 가전을 묶어 파는 ‘꼬망스 컬렉션’을 내놓기도 했다. 싱글족에 대한 편견도 줄었다. 지난해 3월부턴 한 지상파 방송에서 노총각과 기러기 아빠, 이혼으로 다시 싱글이 된 일명 돌싱족 등 혼자 사는 남자 연예인 8명의 일상을 보여주는 예능프로그램이 방영 중이다.

 부자들은 백화점 쇼핑을 가서도 어떤 매장에 사람이 많은가를 눈여겨봤다고 투자와 연결짓는다고 한다. 주변의 변화가 곧 투자의 기회란 얘기다. 최근 투자자가 주목해야 할 트렌드가 있다면 ‘싱글족의 증가’다.

 2000년 224만 가구에 불과했던 1인 가구는 2010년 416만 가구로 늘었다. 전체 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5.6%에서 23.9%로 늘었다. 무엇보다 1인 가구의 월평균 소비 지출 규모가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2010년 88만원이던 게 2020년엔 100만원, 2030년엔 120만원까지 늘 전망이다. 4인 가구의 1인당 지출 규모의 1.5배에 달하는 수치다.

 수혜 업종을 찾으려면 1인 가구의 특성을 파악해야 한다. 한슬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싱글족은 원룸이나 오피스텔 같은 소형 주택에 살면서 음식을 해먹기보다 사 먹는 경우가 많다”며 “원룸 등 소형 주택의 취약한 보안문제를 해결해주는 보안업체, 소형 가전이나 즉석요리 같은 간편가정식 상품을 만드는 기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경제활동량이 많은 1인 가구의 특징을 감안하면 온라인 쇼핑과 전자결제 관련주 역시 유망하다.

 젊은 1인 가구만 느는 게 아니다. 60대 이상의 고령층 1인 가구도 늘고 있다. 이들이 가장 신경 쓰는 것은 건강이다. 장진욱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서 헬스케어와 보험도 혜택을 볼 전망”이라고 말했다.

정선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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