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강홍준의 줌마저씨 敎육 공感

위험사회 헤쳐갈 비판적 사고 능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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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홍준
강홍준 기자 중앙일보 데스크
강홍준
논설위원

그들이 종교집단의 일원이었기 때문일까. 팬티 바람으로 탈출하는 선장, 해경 보트에 탑승하는 순간에도 연신 휴대전화로 어딘가에 전화하는 1등 항해사 등의 이상 행동이 하루에도 몇 번씩 미디어를 통해 반복적으로 나오면서 이런 의문이 꼬리를 물고 있다. 도대체 그들은 누구이며, 왜 그런 행동을 했을까. 이 과정에서 이단파 종교의 영향이 있었던 것일까.

 탈출한 선원들이 종교집단의 일원이었는지는 분명치 않다. 다만 청해진해운과 관계 회사의 수뇌부 중 상당수가 소위 구원파와 여러모로 연관돼 있음은 분명하다. 승객을 구조해야 할 현장엔 있지 않았어도 명령을 내릴 순 있었다.

 유병언 전 회장은 그들의 그룹에서 오너를 넘어선 절대적인 존재다. 보통 재벌그룹의 오너와 계열사 대표가 높은 연봉과 신임으로 연결돼 있다면 유 전 회장과 핵심 수뇌부들의 관계는 완전히 다르다. 유 전 회장은 1970년대부터 기독교 복음주의의 말씀을 전하는 사람이었고, 이들은 그의 말을 통해 상상할 수 없는, 내밀한 체험을 한 사람들이다. 아무리 검찰 수사가 강도 높게 진행된다고 하더라도 구속된 수뇌부의 입에서 유 전 회장의 사원번호 ‘A990001’을 넘어선 증거가 나오기 힘들 것이다.

 세모와 청해진해운, 구원파의 관계는 종교와 비즈니스가 교묘하게 결탁한 특이한 사례다. 이런 식이다. 말씀을 전하는 자가 성경 사도행전에 나오는 ‘아나니아와 삽비라’의 이야기를 꺼낸다. 두 사람은 부부였는데 재산을 사도들 앞에 바치지 않고 몰래 숨겨놨다가 둘 다 비명횡사하는 이야기다. 그런 뒤 교회와 회사가 어렵다는 얘기를 하면 된다. 돈이 있는 사람은 ‘작정’이란 이름으로 내며, 돈이 없는 사람은 회사가 자기 이름으로 대출을 받게 한다. 돈을 직접 내거나 대출을 받게 해도 불만이 생겨날 구석은 없다. 불평불만을 갖는다면 또 다른 ‘아나니아와 삽비라’가 될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필자 역시 열렬한 기독교 신자였던 부모의 영향 아래서 자랐다.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부모는 자식에게 DNA와 재산만 물려주는 게 아니란 걸 알게 됐다. 손오공이 아무리 노력해도 부처님의 손바닥 밖으로 벗어나지 못하는 것처럼 부모는 종교에 관한 한 자녀의 행동과 사고의 폭을 평생 정해주기도 한다.

 부당하고 불의한 권위는 의심을 받아야 한다. 그걸 가능케 하는 게 비판적인 사고다. 자녀가 위험한 세상에서 무사히 헤쳐나오도록 지켜주려면 이걸 가르쳐야 한다. 세월호가 주는 뼈아픈 교훈이다.

강홍준 논설위원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및 유병언 전 회장 관련 정정 및 반론

본 인터넷 신문은 지난 4월 16일 이후 기독교복음침례회와 유병언 전 회장 관련 보도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정정 및 반론보도문 게재합니다.

유 전 회장이 달력을 500만원에 관장용 세척기는 1000만원에 판매한 사실이 없으며, 금수원에는 비밀지하 통로나 땅굴은 존재하지 않으며 유 전 회장과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가 오대양사건과 무관함은 지난 세 차례 검찰 수사 결과에서 밝혀졌으며 이는 지난 5월 21일 검찰이 공문을 통해 확인해 준 바 있으며, 유 전 회장이 해외밀항이나 프랑스에 정치적 망명을 시도는 검찰 수사 결과 사실무근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에 해당보도를 바로 잡습니다.

또한, 유병언 전 회장은 청해진해운 관련 주식을 소유하거나 4대보험이나 국민연금을 받은 사실이 없으므로 실소유주나 회장이라 할 근거가 없으며, 유 전 회장은 1981년 기독교복음침례회 창립에 참여한 사실이 없고 해당교단에 목사라는 직책이 없으며, 유 전 회장 일가의 재산으로 추정되는 2400억의 상당부분은 해당 교단 신도들의 영농조합 소유의 부동산이며, 기독교복음침례회에는 해당 교단을 통하지 않고는 구원을 얻을 수 없거나 구원받은 후에는 죄를 지어도 죄가 되지 않는다는 교리는 없으며, '세모'는 삼각형을 '아해'는 '어린아이'를 뜻하며, 옥청영농조합이나 보현산영농조합 등은 해당 영농조합의 재산은 조합원의 소유이며, 기독교복음침례회 내에는 추적팀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밝혀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