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선·발기부전 따로따로 치료? 원스톱 관리하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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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에게는 여성은 없는 신체기관이 3개 존재한다. 전립선·고환·음경이 그것이다. 이 기관들은 건강한 성생활은 물론 남성의 건강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50대 이상 남성 중 발기부전·남성갱년기·전립선질환 등 이른바 ‘남성 질환’을 겪는 이가 전체의 절반이 넘는다. 각 기관의 위치가 가깝고, 또 나이가 들면서 기능이 함께 퇴행하므로 질환의 상호 연관성도 깊다. 하나의 질환이 또 다른 질환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대한남성과학회 김세웅(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비뇨기과 교수) 회장은 “(남성질환은 상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발기부전에 비아그라만을 처방하는 식의 단편적인 접근은 구시대의 치료법”이라고 말했다. 그를 만나 남성질환의 관리와 올바른 치료법에 대해 들었다.

노화에 따른 남성호르몬의 감소는 ‘100세 시대’ 남성 건강을 위협하는 주요 요인이다. 여기에 서구화된 식습관과 운동 부족이 남성의 ‘시름’을 부추긴다. 비만·당뇨 등 성인질환이 갱년기 증상을 촉발하고, 성기능 장애를 유발해 ‘고개 숙인 남성’을 양산하고 있는 것이다.

김 교수는 “남성질환은 통합 관리해야 효과적이고 근본적인 치료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상당수 남성은 전립선질환과 배뇨장애·발기부전 등 남성질환을 함께 호소한다. 나이가 들면서 남성호르몬 배출량이 변하고, 전립선·음경·방광의 기능이 동시에 떨어지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발기부전 환자의 72%는 전립선비대증을 겪고, 전립선비대증은 배뇨장애를 유발하거나 악화시키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우울감이나 무기력증을 보이는 남성갱년기는 성욕 감퇴나 발기부전 등 성기능 장애를 유발한다. 게다가 비만·당뇨와 같은 대사성증후군은 남성갱년기에 악영향을 미친다.

문제는 중년뿐 아니라 30~40대 젊은 남성도 안심할 수만은 없다는 것. 나이와 상관없이 비만한 남성은 정상 체중인 사람보다 전립선이 더 비대해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김 교수는 “남성질환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식습관 개선과 운동·금연·금주와 같이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따라서 그는 “남성질환은 개별적이고 단편적인 치료에서 나아가 예방을 포함하는 종합적인 관리를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른바 남성건강 토털케어(total care)다.

남성건강 토털케어를 받으면 전립선비대증 또는 발기부전과 같은 개별질환 치료와 함께 동반질환을 함께 검사받고 예방할 수 있다. 또 올바른 생활습관을 유지할 수 있도록 관리 프로그램도 처방받을 수 있다.

대한남성과학회는 지난해 남성건강학 교과서를 발간한 데 이어 올해부터 학술대회 등을 통해 남성건강 통합관리 프로그램을 만들어 의사들을 교육할 계획이다. 또 남성건강인증 제도를 도입해 남성건강에 대한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김 교수는 “비뇨기과 전문의들이 남성과학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밑바탕을 만들고, 저변을 넓혀 나갈 것”이라 말했다.

박정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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