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생물학과 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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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사회생물학자들은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물들은 본능적으로 자기 세대의 유전 인자를 최소의 노력으로 최대량을 다음 세대에 물려주려 한다고 보고 있다.
이러한 견해에 따르면 남성의 「자기 과시욕」이나 여성의 「수줍음」 등은 이러한 본능에서 연유된 하나의 유전적 특성이라는 것이다.
1부 1처제를 지키는 새 중에는 수새가 둥지를 짓고 나서야만 암새가 교미를 허용하는 예를 흔히 볼 수 있는데 이러한 남녀 관계의 흥정은 인간의 경우 남자의 「남성다움」을 요구하는 여자의 요구와 이에 응하는 남자의 자기 과시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인류학자 중에는 여자들이 지켜봐 주지 않았던들 인류 역사에 전쟁은 있었을 턱이 없다고 극단적인 주장을 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인간이 유전자를 물려주는 작업에 있어서 남자가 여자보다 훨씬 유리한 입장에 있다. 이론상으로 여자는 일생 동안 기껏해야 30회 정도 아기를 낳을 수 있지만 남자는 수천 회에 걸쳐 임신을 시킬 능력을 갖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가 있다. 남자는 임신한 상대방 여자가 과연 자기의 유전 인자를 갖고 있는지에 대해 확신할 길이 없다. 결혼 전에 오랜 연애 기간을 두는 관습은 바로 상대방 여인이 다른 남자의 정충을 받지 않았다는 확증을 잡기 위해 생겨난 것이라고 보는 사회생물학자도 있다.
이들은 또 여권주의자들이 동등권을 부인하고 남자와 여자는 진화 과정에서 생리적으로 뿐 아니라 행태와 태도 면에서 다른 특성을 갖게 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또 여권주의자들이 직장을 가지고 임신을 거부할 경우 이들이 적자 생존 법칙에 따라 도태되고 전통적 가족 제도에 순응하는 여자들만이 2세를 갖게 될 것이기 때문에 여권운동자는 세대마다 처음부터 남녀 동등 운동을 시작해야 되며 그러는 동안 이 운동은 쇠퇴하지 않을수 없을 것이라고 예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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