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소 기자재-국산화 간행에 무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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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는 발전소 건설에 있어 국내 「턴키」 방식과 무리한 기자재 국산화율을 적용함으로써 성능 보장에 문제가 있을 뿐 아니라 선진 「노하우」를 제대로 도입하지 못할 우려가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따라서 국내 「턴키」로 건설할 울산 4, 5, 6호기 및 아산 1, 2호기 발전소의 공사는 이러한 문젯점의 보완 조치가 필요하다.
지난 19일 외심위를 통과한 이들 발전소의 차관 사업 계획에 의하면 울산 화력 (4, 5, 6호기)이 국산화율 40·23%, 아산화력 (1, 2호기)은 42·02%로서 이것은 76년3월 정부가 정한 화력 발전소 국산화율 기준 19%를 두배 이상 넘고 있을 뿐 아니라 국내에서 아직 한번도 제작 실적이 없는 기자재를 울산의 경우 총 소요 기자재의 16·38%, 아산은 7·05%씩 사용하도록 의무화함으로써 성능 보장에 차질이 우려되는 것이다.
화력 발전소 건설은 총 공사비의 약 20%가 토목 공사비이고 나머지 80%는 기자재 대금이 되는데 기자재 중 「보일러」·발전기·「터빈」 (총 기자재 비용의 40∼50% 차지)은 외국 공급자로부터 도입하고 철 구조물·변압기·차단기·「모터」·소「펌프」·배관·전선 등은 국내 조달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케이스Ⅱ」라 해서 복수기 등 소요 기자재의 7·05∼16·38% 당을 국산화하도록 의무화한 것이다.
작년도에 계약한 영동 화력 2호기와 군산 복합 화력의 국산화율은 35·99% 및 21·24%였으며 정부의 계획으로는 오는 81년에 가야 화력 발전소의 국산화율을 55% (현재는 25%미만)로 올리는 것으로 되어 있다.
관계 당국은 울산 및 아산화력 및 국산화율을 이렇게 높게 책정한 것은 국내 기계 공업 육성과 기술 축적을 기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동해 화력이 저임의 실비로 성능을 발휘 못해 전력란을 가중시키고 있는 점을 보더라도 무리가 있는 것으로 지적된다.
국산 기자재는 품질 보장도 문제려니와 가격도 외국산보다 월등 비싼 것이 태반이다.
또 국내 업체들은 아직 발전소의 설계에서부터 설비에 이르기까지 단독으로 할 능력이 없어 「턴키」로 공사를 맡더라도 외국의 「노하우」를 도입해야하는데 이때 외국 업체가 얼마나 성의 있게 「노하우」를 제공할 것인가도 문제가 되고 있다.
그런데 울산 4, 5, 6호기는 1백20만kw설비로 내외자 4억2천7백49만「달러」가 투입되며 발전기 「터빈」은 「스위스」 BBC, 「보일러」는 서독 「슈타인뮐러」가 공급한다.
시설 용량 70만kw인 아산 1, 2호는 내외자 2억3천1백92만「달러」를 투입하고 일본의「히다찌」가 발전기·「터빈」·「보일러」를 공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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