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가로」연극시리즈서 두 번 주연「자유극장」의 이은미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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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14일 막을 올린 극단 「자유극장」의 『피가로의 이혼』 (19일까지 서울 시민회관 별관)에서 주역을 맡아 열연중인 이은미 양(25)은 연속되는「피가로」 연극 「시리즈」에서 두 번이나 주연으로 활약, 연극계의 화제가 되고 있다.
이양은 72년 『세빌리아의 이발사』에서 백작부인「로진」역을, 그리고 이번에는 주인공 「피가로」의 아내 역을 맡았다.
이양 자신은『제가 키가 작고 전체적인 인상이 아담하기 때문에 「세빌리아의 이발사」에서는 16세의 소녀 역으로, 「피가로의 이혼」에서는 하녀 출신의 「피가로」 아내 역에 발탁된 것 같다』 고 주연을 맡게 된 연유를 말한다. 그러나 이 양은 초년 「자유극장」 공연 『햇빛 밝은 아침』 무대에서 「데뷔」, 주역만도 9회를 맡은 여성연기자의 「베테랑」 .
처음 「로진」역을 맡았을 때는 춤과 노래를 함께 했기 때문에 「피가로」「시리즈」의 분위기에 흠뻑 젖을 수 있었다고 말한 이 양은 당시의 경험과 분위기가 되살아나 「피가로의 이혼」 에서도 무척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로진」은 백작의 부인이고「스잔나」는 하인의 부인이기 때문에 급격한 신분의 변화를 표현하기 어렵다고 고충을 털어놓기도.
이 양은 극중에서 옛날의 궁중생활을 그리워해 시민의식이 확고한 「피가로」(오영수분)와 이혼하게 되지만 실제로는「피가로」가 의지의 사나이로 생각돼 호감을 갖게 되고 연기에서도 호홉이 잘 맞는다고 연습과정에서의 소감을 말했다.
특히『피가로의 이혼』은 『세빌리아의 이발사』와 『피가로의 결혼』에서 상류층이었던 사람이 하류층으로, 하인이었던 「피가로」 「세르게이」 등은 각각 궁정·「카페」 등의 주인으로 뒤바뀐 채 등장하기 때문에 관객들은 「피가로·시리즈」의 새로운 면모를 맛볼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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