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가의 연탄공장 탄가루 5km나 날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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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광산촌도 아닌 서울 한복판에 마치 광산촌과 다름없는 시커먼 마을이 10여개나 있다. 사시사철 탄가루가 날아들어 집안 곳곳이 검은색으로 변하고 빨래는 물론 마루에서 식사하기도 힘들다.
연탄을 연료로 하는 우리 나라에만 있는 특이한 사정이지만 이들 연탄공장주변 주민들은 빨래를 자주 해야 하고 방문을 열어 놓고 지내야 하는 여룸철만 되면 참기 어려운 고통을 겪어야 한다.
빨래를 해도 방안에 널어야 하고 삼복더위에도 방문을 열어 놓을 수 없다.
세수와 청소도 다른 지역보다 3∼4번 더해야하고 장독도 열어 놓을 수 없다. 반대로 비가오면 온통 흙탕물 투성이가 된다.
현재 서울에는 20개의 연탄공장이 8개 지역에 흩어져 있다. 생산량은 겨울철 성수기보다 여름철에는 3분의1쯤 줄지만 3백만장 이상의 연탄이 매일 이들 공장에서 생산된다·
연탄공장이 가장 많이 들어 찬 곳은 이문동· 석곶동 일대. 망우리· 정원· 한일 · 대흥· 칠표· 한성· 망황·경흥 등 8개 공장에서 하루 72만장을 생산한다.
수색에는 한일·삼천리·삼품 연탄공장이 있어 하루 76만장을 생산하며, 서장에는 삼장·대명 연탄이 26만장을 생산한다.
이밖에 망우 등에 삼표(하루 46만장), 오류동에 삼천리(24만장), 다장동에 대성(29만장), 시흥에 연탄(28만장), 창동에 창동연탄(10만장)이 있다.
연탄공장이 돌들서 있는 주택가의 집값은 이때문에 한참 싸다. 처음에는 연탄공해지역인 지 모르고 들어갔다가 곧바로 견디기 힘들어 이사를 하려고 하기 때문에 팔집은 많지만 갈 나가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탄가루가 바람을 타고 4∼5km밖까지 날아 주변지역뿐 아니라 시내전역의 공기까지 오염시키는 것을 생각하면 당국이 보조금을 주어서라도 하루빨리 주택가에서 이전시켜야 한다는 것이 시민들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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