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 공산당 독자노선 지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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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파리=주섭일 특파원】북괴 김일성은「프랑스」의 유력 지「르·몽드」와의 회견에서 『「카터」의 주한미군 철수기간이 너무 길다』고 불평을 토로했으며 북괴의 당면문제는 심각한 대외무역 적자에 의해 조성된 경제위기의 해결이라고 솔직히 시인했다.
김은 또 대미 관계 개선에 대해 주한미군 철수와 미국의 북괴에 대한 비우호적 태도의 지양을 선결 조건으로 내세웠으며 서구 공산당의 반소 독자노선에 관해 호의적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김은 며칠 전 평양을 방문한「앙드레·몽텐」「르·몽드」주필과 회견했다. 25일자「르·몽드」지의 회견요지는 다음과 같다.
▲주한미군 철수 문제=「카터」가 주한미군을 4, 5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철수시킬 것이라고 말한 것은 선거공약과는 다르며 4년이라는 임기를 고려해 볼 때 철수는 그의 재임기간 안에 완료될 것이 아님을 말하고 있다. 한 마디로「카터」의 공약과 행정부의 실행과는 큰 격차가 있다.
그러나 공약을 수행할 시간이 아직 남아 있기 때문에「카터」의 정책을 주시할 것이다.
▲북한의 경제문제=북한의 당면문제의 하나는 심각한 무역적자를 해결하는 것이다. 그 주요한 원인은 석유위기 때문에 서방 국이 북한상품을 못 사가고 있기 때문이며 따라서 그것은 일시적 문제이다.
▲서구공산당 문제=서구공산당이 소련으로부터 이탈하여 독자노선을 취하는 것을 찬성한다.
어떤 형식의 공산주의에 대해서도 구별을 하지 않으며 얼마 전부터 많은「유럽」공산당들이 공산주의 운동의 테두리 안에서 독자노선을 강조하고 있는 것은 매우 타당한 태도로 생각하며 이것은 모든 공산주의자들이 자국의 구체적 현실에 그들의 모든 활동을 적응시켜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대미관개 개선문제=우리는 휴전협정을 평화조약으로 대치하자고 미국에 제의한지가 오래됐다. 그러나「워싱턴」당국은 아직 아무런 회답이 없다. 만일 미 행정부가「카터」의 공약대로 주한미군을 철수시키고 북한에 대한 비우호적 태도를 포기한다면 우리는 미국과 좋은 관계를 수립할 수 있을 것이다.
▲통일문제=남-북한 연방제를 찬성한다. 우리가 주장한 연방제는 독일의 경우와 성격상 근본적으로 다르다. 독일방식은 분단을 항구화하는 것이다. 주한미군이 통일의 장애물이다.
▲김정일 후계 문제=언급 회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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