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에 떨친 “한국의 침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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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지난 5월27일부터 4일 동안 「루마니아」수도 「부쿠레슈티」에서 열린 국제침술대회에 한국 침술학 회장 선우기씨 등 4명이 한국 대표단으로 참석하고 30일 「파리」에 도착했다.
이들은 「부쿠레슈티」공항에서 30일간 체류할 수 있는 백지 「비자」를 받아 「파크·호텔」에서 있었던 대회에 참석, 루마니아, 헝가리, 「체코」「유고」등 동구의 한의사들에게 침술을 직접 실기강연 했다는 것이다.
이 대회에 참석할 예정이었던 북괴대표는 이유 없이 불참했고 북괴 공관원 등도 대회장주변에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고 한국대표들이 전했다.
한국대표들은 「루마니아」의 주최측이 친절하게 대해주었으나 한국 측이 요청한 ⓛ침술에 대한 실제(박승구·향군한약원장) ②허실 높은 병의 발생과 치료법(선우기)이라는 논문발표는 일정에 넣지 않아 좌절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국대표들은 점심시간과 대회가 끝난 후 여러 차례 동구 한의사도 모아놓고 침을 놓는 방법을 가르쳐주고 왔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동구의사들이 침을 어떻게 놓는지조차도 몰라 많은 의학생들과 의사들이 한국에 가서 침술을 직접 배우고싶다고 요청했으며 루마니아의 대학교수 「투르카스·알렉스」박사는 『한국의사를 초청하면 파견해 줄 수 있는가』라고 물어왔다고 밝혔다.
「루마니아」의 의사들과 학생들은 만일 한국 측이 초청할 경우 정부초청장과 개인초청장을 동시에 보내주면 수속을 하겠다고 침술에 대한 열의가 대단했다고 한국대표들은 말했다.
특히 「알렉스」교수는 만일 의사교류가 잘 안 될 때는 우선 한국의사들의 논문 인쇄물 책 등을 교류하자고 제의했으며 의사교류가 가능할 경우 우선 대학단위로 3∼5명 규모가 좋겠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한국대표들은 루마니아 주최측이 너무나 친절하게 대해 준데 감사하는 뜻으로 한국의 침을 약1백여명의 동구의사들에게 5천여 개 나누어주었는데 많은 의사들이 너도나도 달라고 졸라 한 때 진땀을 뺐다고.
중공은 대표를 파견했으나 침술공개를 꺼려 회의장이 아닌 별실에서 따로 비 공개리에 설명을 하고 말아 동구권에 대해 침술교류를 바라지 않는 태도를 보였다고 했다. 「루마니아」소련 중공「불가리아」「체코」「유고슬라비아」「프랑스」일본 등 23개국 5백50명의 대표들이 참가한 이번 회의가 끝나자 많은 「루마니아」의사와 흑해연안의 소련의사가 숙식을 제공할테니 재발 며칠이나마 더 묵어 침술을 가르쳐달라고 간청해 왔다고 말했다.
한국대표들은 행동의 제약을 전혀 받지 않아 지난달 28일에는 「드라큐라」영화를 촬영한바 있는 「드라큐라」성을 관찰하기도 했다.
이들은 「부쿠레슈티」에서 약1백60㎞ 떨어진 「브란·시카르페트」호텔에서 1박하면서 이곳 시민의 결혼피로연에도 초대되어 함께 춤추며 아리랑을 부르기도 했다는 것.
특히 이 시골 사람들은 한국의 수도가 서울이며 제일 큰 항구가 부산이라는 것까지 알고 있더라는 것. 【파리=주섭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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