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까지 왜 이러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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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길 걸어 대피 2일 오후 3시30분 서울 지하철 2호선 상왕십리역에서 두 대의 열차가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신당역을 출발해 이 역으로 진입하던 열차가 앞에 정차해 있던 열차를 추돌해 240여 명이 부상을 당했다. 사고가 나자 승객들이 선로로 내려 대피하고 있다. 앞에 보이는 열차는 사고 선로 반대편 왕십리역에서 상왕십리역으로 들어오다 사고 소식을 접하고 멈춰 선 열차다. [사진 트위터]

진도 앞바다에서의 세월호 침몰 참사가 발생한 지 16일 만에 이번엔 서울 한복판에서 승객을 가득 태운 두 대의 지하철 열차가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특히 이번 사고는 정부가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지난달 28일부터 도로·항공·철도 등 재난 위험이 있는 시설물 4000여 곳을 대상으로 전면적인 안전점검을 벌이는 도중에 발생했다.

 2일 오후 3시30분 서울 성동구 신당역에서 상왕십리역으로 진입하던 지하철 2호선 2260호 열차가 앞에 있던 2258호 열차를 들이받았다. 앞 열차가 역내에 정차한 사실을 뒤늦게 알고 급정거를 했지만 추돌을 피하지 못했다. 추돌로 앞 열차의 뒤쪽 차량 2량이 일부 탈선했다. 일부 승객은 피를 흘리는 등 중상을 입었다. 열차 승객 500여 명 가운데 부상자 240여 명(오후 11시 현재)이 인근 한양대 병원, 국립의료원 등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사고는 열차 간 안전거리(200m)를 자동으로 유지하는 장치 등 지하철 추돌사고를 막기 위한 안전장치가 모두 작동하지 않아 발생한 것으로 추정됐다. 서울메트로 정비 관계자는 “두 열차가 제작된 지 각각 23년, 24년이 돼 최근에 개량된 자동제어장치를 인식하지 못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고 직후 열차 안에는 대피 안내방송도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승객들이 수동으로 문을 열고 대피했다. 서울메트로 측은 “다른 선로를 통제하느라 사고 후 5분 정도 지나 대피하라고 알렸다”고 밝혔다.

 직장인 김동완(39)씨는 “경주 마우나 리조트 붕괴사고에 이은 세월호 참사로 전 국민이 불안과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는 와중에 열차 추돌사고까지 나 어디 불안해서 살겠느냐”고 말했다.

 ◆396명 탄 독도 여객선 엔진 고장=2일 오후 4시20분 독도 서쪽 16㎞ 해상에서 승객 390명과 승무원 6명을 태우고 울릉도에서 독도로 가던 여객선 돌핀호(310t)가 엔진 고장을 일으켜 오후 8시 울릉도로 되돌아왔다. 인명 피해는 없었다.

강인식·강기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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