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만에 열린 정권교체의 길|「간디」인수상 참패의 원인과 전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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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1885년 영국 식민 지배에 대한 독립투쟁 운동으로 「네루」에 의해 창설된 인도국민회의파는 독립이래 집권 30년만에 야당연합의 강력한 도전에 허물어졌다.
인도유권자들은 결국 75년이래 굳혀온 「간디」 수상의 개발형 독재체제를 거부하고 비상사태의 해제와 정상 정치활동의 회복을 선택한 것이다.
집권 11년의 「간디」가 예상 이상으로 참패를 한 포면적인 요인은 여당인 국민회의파의 분열과 이제까지 지리멸렬했던 야당이 이번에는 반「간디」 연합전선을 구축, 「간디」체제를 효과적으로 공격한 것이 주효한 때문이라고 볼수 있으나 근본적인 요인은 장기 집권에서 오는 폐단과 비상사태 선포에 따른 강압정치를 유권자들이 거부하게 된 상황의 변화에 있는 것 같다.
특히 이번 총선에서 「간디」에게 결정적인 타격을 준 것은 그의 아들 「산자이」의 출마다. 국민회의파에서 최근 갑자기 부상,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온 「산자이」는 당내의 원로를 몰아 내려는 활동을 벌여 그 결과로 「람」농상 등 당내 이탈자가 나오게 되었다.
또 「간디」가 이번 선거를 통해 「산자이」를 정치일선에 조속히 내세워 그의 후계자로 삼으려 했다는 야당의 족벌정치 비판은 그의 강압적 통치 방법과 함께 민주주의 전통이 강한 인도 국민에게 커다란 반발을 일으켰음이 분명하다.
이번 총선에서 여당이나 야당이나 내세우는 정강은 ①사회주의 경제체제 ②정권분리 정책 ③민주주의로 같다. 그러나 실제에 있어서 「간디」수상은 지난 2년 동안 비상사태 하에서 이룩한 경제정책상의 성과를 내걸고 「안정과 중앙집권」을 강조해 왔고 야당측은 이번 선거가 「민주주의와 독재」중 양자택일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자유와 함께 누리는 빵」, 기본권의 회복, 언론자유 및 비상사태 해제 등을 구호로 내걸었다.
「간디」수상의 정책중 가장 비판을 받은것은 비상사태 기간중의 정치범 대량검거 사태와 불임수술 정책이었다.
그의 아들 「산자이」에 의해 실시된 이 정책은 원칙적으로는 당사자의 자의에 따르도록 했지만 지방관리들의 과잉충성으로 강제성을 띠는 경우가 많았다.
야당의 승리로 앞으로의 관심의 초점은 야당 세력 중에 누가 수상이 되느냐하는 점이다.
수상에 누가 되든 인도정계의 근본적 개편은 필지의 일일 것이다. <김정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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