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성당에 反戰 캠프 설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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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이라크전 파병안 처리를 두고 일부 대학이 동맹휴업을 결의하고 시민단체들이 비상국민회의 소집을 요구하는 등 전쟁 중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31일 더욱 거세졌다.

등록금 투쟁 등 학내 문제가 아닌 시국문제로 본격적인 동맹휴업이 벌어지기는 1995년 '5.18 특별법' 촉구 때 이후 처음이다.

◆"대학가 동맹휴업 돌입"=전국학생회대표자협의회.서울지역총학생회연합 등 15개 학생단체들로 이뤄진 '청년학생반전위원회'는 이화여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화여대 등 3개 대학이 오는 4일부터 동맹휴업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또 몇몇 대학은 휴업을 결의하지는 않았지만 "적극적으로 반전운동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들은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연설이 예정된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4일에는 서울 종묘공원에서 대규모 반전.파병반대 집회를 열기로 했다.

서울대는 지난달 28일부터 동맹휴업을 위한 찬반투표를 진행, 31일 오후 개표에 들어갔다. 통과되면 2일 동맹휴업에 들어가게 된다. 특히 서울대 '민주화를 위한 교수협의회' 소속 교수들은 총학생회가 2일 주최하는 전쟁반대 집회에 참여키로 했다.

◆파병반대 집회 잇따라=시민사회단체 인사 40여명은 31일 서울 명동성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의 이라크전 중단과 평화 실현을 위한 '반전평화 비상국민회의' 소집을 제안했다. 이들은 오는 3일 국민회의 결성식을 하고 각 부문의 인사와 시민들이 참여하는 가운데 반전.평화 운동을 벌여나갈 계획이다.

이들은 또 오는 12일까지 명동성당에 반전평화캠프를 설치하고 반전만화 그리기.엽서 보내기 등의 행사를 벌이기로 했다. 천주교 정의구현 전국연합 등도 이날 오후 7시 명동성당에서 파병에 반대하고 한반도의 평화를 염원하는 기도회를 열었다.

윤혜신 기자

<사진 설명 전문>
정치.종교.문화예술인 등 각계 인사 44인이 31일 서울 명동성당 앞에서 전쟁 중단과 평화실현을 위한 반전평화비상국민회의 소집을 호소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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