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서달마을 70% 매입 … 미륵산 입구엔 '출입금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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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울릉군 서면 태하리 서달마을 주민이 취나물을 말리고 있다. 이 땅은 2008년 보현산영농조합 법인이 사들였다. 뒤에 보이는 소방차는 3년 전부터 지금 자리에 세워져 있었다. 한 주민은 “저 차는 조합 소유로 알고 있으나 운행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울릉도=프리랜서 공정식]

청해진해운의 실소유주인 유병언 전 세모 회장 일가가 10여 년 전부터 울릉도의 토지를 사들여 대규모 영농조합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4일 오후 경북 울릉군 서면 태하리 서달마을. 취나물을 말리고 있던 주민들은 취재진을 보자 경계하는 빛이 뚜렷했다. 한 50대 주민은 “유 전 회장 일가가 마을 전체를 거의 다 사들이고 100년 된 교회까지 사려고 한다”며 반감을 드러냈다. 해발 901m 높이의 미륵산 자락에 있는 서달마을은 전형적인 농촌마을이다. 취나물과 소·염소 등도 키운다.

 마을이 바뀌기 시작한 것은 2005년부터라고 한다. 보현산영농조합·옥청영농조합이 미륵산의 80%, 마을의 70% 이상을 사들이면서다. 주민들은 영농조합 간판을 내세워 구원파 신도들만의 집단공동체를 만들려는 것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었다.

 서달마을은 울릉도에서도 보기 어려운 넓은 평야지대에 자리 잡고 있었다. 경북 청송 보현산영농조합 집단목장과 비슷했다. 붉은색 소방차가 마을 한쪽에 세워져 있었다. 잡풀이 난 채 방치된 논과 밭이 보였고 빈집이 널려 있었다. 한 주민은 “방치된 논밭 등은 영농조합이 사서 버려둔 것이다. 빈집만 7채가 넘는다”고 말했다. 마을에서 폭 3m 남짓의 소로를 따라 미륵산으로 1㎞쯤 올라가자 트랙터 1대가 길을 막았다. 트랙터 앞 유리에는 ‘사유지. 출입금지. …곳곳에서 사진이 촬영되고 있습니다’라는 경고문이 붙어 있었다. 이곳부터 울타리가 둘러쳐져 있었다. 한 주민은 “트랙터를 지나 300m쯤 더 올라가면 대문이 있고, 50대 남자가 매일같이 지키고 서 있다”며 “접근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 주민은 “울타리 안에서는 ‘천해지’라고 적힌 작업복을 입은 사람들이 종종 보인다”고 했다. 천해지는 청해진해운의 대주주 회사다.

 2009년 서달마을 1만6589㎡의 땅을 이들에게 팔았다는 한 주민은 “유 전 회장 의 친척 오씨가 울릉도 땅을 닥치는 대로 사들였다”며 “경매에 나오는 땅은 거의 싹쓸이했다”고 전했다. 현재 이 땅의 등기부등본상에는 보현산영농조합법인이 소유주로 돼 있다. 미륵산 임야 1만7947㎡을 팔았다는 또 다른 주민은 “유 전 회장 측이 땅을 구한다고 해 지인 소개로 2005년에 팔았다”고 말했다. 이 땅은 현재 옥청영농조합법인 소유로 돼 있다. 이들은 “사실상 서달마을과 미륵산 전체를 가진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땅 매매 과정에서는 주민 P씨(63)가 주로 중개를 했다고 한다. P씨는 유 전 회장 측이 울릉도 땅을 사들이던 2008~2009년 당시 울릉군청의 공무원이었다. 주민들은 “P씨는 울릉도 구원파의 교인이다”며 “현재는 퇴직해 구원파 모임에만 참석하며 지낸다”고 귀띔했다. 주민들은 폐쇄적인 영농조합에 대한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 한 주민은 “도로를 울타리로 막아놓고 통행을 통제하는 것은 물론 등산로도 막아놨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서달마을에는 100년이 넘은 서달침례교회가 자리하고 있다. 유 전 회장 측은 이 교회를 사들이려고 백방으로 애를 썼다. 하지만 교회 측이 거부해 실패했다.

 본지 확인 결과 서달마을뿐 아니라 서면 태화리 향목마을과 석포마을, 남양리 통구미마을, 울릉읍 저동 내수전마을, 북면 현포리 살강터마을, 석포동 석포마을 등 울릉도 곳곳이 이미 영농법인 소유로 넘어가 있었다.

울릉도=김윤호 기자, 이서준 기자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및 유병언 전 회장 관련 정정 및 반론

본 인터넷 신문은 지난 4월 16일 이후 기독교복음침례회와 유병언 전 회장 관련 보도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정정 및 반론보도문 게재합니다.

유 전 회장이 달력을 500만원에 관장용 세척기는 1000만원에 판매한 사실이 없으며, 금수원에는 비밀지하 통로나 땅굴은 존재하지 않으며 유 전 회장과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가 오대양사건과 무관함은 지난 세 차례 검찰 수사 결과에서 밝혀졌으며 이는 지난 5월 21일 검찰이 공문을 통해 확인해 준 바 있으며, 유 전 회장이 해외밀항이나 프랑스에 정치적 망명을 시도는 검찰 수사 결과 사실무근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에 해당보도를 바로 잡습니다.

또한, 유병언 전 회장은 청해진해운 관련 주식을 소유하거나 4대보험이나 국민연금을 받은 사실이 없으므로 실소유주나 회장이라 할 근거가 없으며, 유 전 회장은 1981년 기독교복음침례회 창립에 참여한 사실이 없고 해당교단에 목사라는 직책이 없으며, 유 전 회장 일가의 재산으로 추정되는 2400억의 상당부분은 해당 교단 신도들의 영농조합 소유의 부동산이며, 기독교복음침례회에는 해당 교단을 통하지 않고는 구원을 얻을 수 없거나 구원받은 후에는 죄를 지어도 죄가 되지 않는다는 교리는 없으며, '세모'는 삼각형을 '아해'는 '어린아이'를 뜻하며, 옥청영농조합이나 보현산영농조합 등은 해당 영농조합의 재산은 조합원의 소유이며, 기독교복음침례회 내에는 추적팀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밝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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