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양돈과 산지 개발|김상철 <농촌진흥청 축산 시험장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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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가축은 그 종류가 많다. 많은 가축 중에서 특히 돼지는 가장 대표적인 가축이다. 그 이유는 돼지의 경제적인 가치에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사료를 고기로 섭성하는 점에 있어서 다른 가축의 3∼4배 이상이며 같은 체중에서 배설하는 비료 성분량도 50∼100%가 많고 다른 가축보다 발육 증체 속도도 5∼6배나 빠르며 증식율 (번식력)도 20∼30배나 왕성한 것이다.
이와 같은 능력을 갖고 있으므로 역사적으로 볼 때 적극적인 보호와 장려를 하지 않았어도 오늘날 세계적인 주요 가축으로서 증식되어 가고 있다. 우리 나라 일반 사회 생활면에서도 돼지의 경제적 가치는 공인된 것 같다.
풍습에 돼지꿈만 꾸면 재수가 있다고 한다. 광부는 금 노다지가 나오고 심산유곡인은 산삼을 캤다는 횡재수와 더불어 돼지는 국민 경제의 폭발을 유도하는 짐승으로 애칭 하는 가축이 되어 있다. 이는 먼저 말한대로 돼지라는 동물이 인류에 대한 경제 지원을 하는 능력을 가졌기 때문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그러나 오늘날 양돈을 하는 사람이 많지만 돼지가 지니고 있는 경제적 가치에 상응한 실리를 극대화하고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고 극히 소수의 열심인 사람과 양돈의 기술과 경영을 합리화하는 사람만이 많은 이익을 보는 줄 알고 있다.
대체로 경제적 가치가 월등한 양돈을 하면서 소기의 이익을 얻지 못하고 있다함은 필연적으로 그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 이유를 구명 타개하기 위하여 현재 국가 기관이나 민간 독지가는 여러 가지 시험과 경영의 합리화를 시도하고 있다. 축산은 사료비 지출 부담이 큰 것이 하나의 애로다.
그러나 돼지는 사료 활용 범위가 가장 광범하다. 다시 말하면 초류, 농가 부산물인 서류·곡류·박류·제조 부산물 및 부엌에서 나오는 구정물 등 심지어는 인축 분류까지도 탐식하며 잘 성장하는 가축이다. 또한 돈육의 소비 다양화는 국내외적으로 증가되고 있는 현상이다. 그러므로 개량된 신품종으로 잡종 강세를 이용한 육돈 생산과 양돈을 자기 환경에 맞는 규모로 부업이나 전업으로 하면 소기의 이득을 기대할 수 있다.
우리 나라와 같이 산지 면적이 70%에 가깝고 인구 밀도가 세계 정상급에 속하는 농업 국가에서는 앞으로 산지 개발은 필수적 당면 과제다. 논에는 금비 화학비료만 가지고도 생산화 할 수 있으나 밤이나 산지에는 유기질 비료가 필수적인바 산지 개발은 반드시 유기질 비료를 뿌려야 생산화 할 수 있는 것이다.
퇴비 생산에서는 양돈에서 생산되는 퇴비가 그 질과 양에 있어서 다른 가축이 따르지 못한다. 그것은 돼지는 급여 사료 중에 포함된 3요소 (N·P·K)가 대부분 분뇨 중에 배설된다. 약 20%는 유지 증체에 소요되고 80%는 분뇨로 배설, 돼지 1마리가 1년간에 약 2천∼2천3백km 퇴비를 생산하므로 국토를 비옥하게 하는 면에서도 양돈은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라 할 수 있다.
그 성공 사례로 용인 자연 농원은 양돈 퇴비를 토대로 5천년래 버려진 불모의 험한 산지를 기름진 옥토로 바꾸어 4백여만 평에서 각종 유실수가 풍요한 결실을 거두고 있다. 우리 국민은 이 역사적인 현실을 본받아 버려진 유휴지나 산지를 개발하는데 자신을 가져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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