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화(동국대 명예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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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60여년을 불교와 함께 한 탓인지 서가는 물론, 주위의 모든 것이 불교와 무관한 것이 없다. 유년시에는 고향의 금룡사라는 절에서 불교교리를 수학했다. 그후 일본의 입교대에서 종교를 전공하면서 본격적인 불교학에 접하게 됐다.
당시 일본 고서점에서 수천의 불교경전과 서적을 수집했으나 6·25 전화로 모두 소실했다.
언젠가는 훌륭한 한국불교사상사를 남겨야겠다는 것이 평생의 소망인데 해방 후 동국대에 재직하면서 다시 한국불교관계를 모으기 시작했다.
현재 가지고 있는 책은 3천권 정도 추산되나 9할 이상이 불교관계이고 나머지는 노·장 계통의 도교철학서다. 강의와 연구의 필요에 따라 틈틈이 샀기 때문에 진본·기서는 구입할 여유가 없었다.
한·일·인에서 발행된 각종 대장경 50여 권과 원효·의상대사 등의 문집 등을 다수 갖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소장도서에도 불구, 한국의 고승이나 그들이 갖고 있었던 사상을 연구하기 위해 중·일의 사서를 찾아야 하는 현실에 불교학에 뜻을 둔 사람으로 부끄러움을 느낀다.
지금부터라도 후학들이 한국고유의 불교상을 되찾을 수 있도록 우리 나라 고승들의 사적을 알릴 수 있는 책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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