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는 과연 형세를 역전시킬까|미 대통령 선거 전야…더욱 아리송해지는 당락 윤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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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투표를 48시간 앞둔 미국 대통령선거는 「카터」가 종이 한 장 정도의 우세를 유지하고 있어 전문가들은 선거결과에 대한 예측을 포기하고 있다. 지난 7월말까지만 해도 「카터」는 「포드」보다 30%나 앞섰고 8월까지도 18%의 우세를 잡고 있었으나 선거를 앞두고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카터」의 우세라는 것이 겨우 45대44로 줄어들어 오차 2·5%를 제하고 나면 「포드」와 「카터」는 완전히 백중한 상태로 투표일을 맞게 된 것이다.
「포드」와 「카터」진영 모두 승리를 장담하면서도 초조한 표정들이다. 민주당의 전국위의장 「로버트·스트라우스」는 이제는 「포드」가 역전승하는 것이 있을 수 있는 가능성으로 등장했다고 실토했다. 「포드」 진영은 그들대로 선거인 숫자가 많은 소위 「8대주」중에서 5개 주를 이겨야 「포드」가 당선될텐데 그런 계산이 서지를 않아 마지막 2일에 기대를 걸고 있는 실정이다.

<총선 결과 예측 포기상태>
「8대주」는 「캘리포니아」(선거인 45명) 「텍사스」(26명) 「뉴요크」(41명) 「뉴저지」 (17명) 「오하이오」(25명) 「미시건」(21명) 「일리노이」(26명) 「펜실베이니아」(27명)를 말한다. 그 중에서 「카터」는 「뉴요크」와 「오하이오」에서 거의 안정된 우세를 유지하고 「포드」는 「캘리포니아」와 「뉴저지」에서 역전된 우세를 잡았다. 나머지 4개 주는 완전한 경합상태다. 「카터」가 이 중에서 2개 주를 이기면 「포드」의 당선은 가망이 없을 것으로 계산이 되고 있다.
「카터」가 장악하고 있던 「텍서스」가 「플레이보이」지 「인터뷰」에서 「존슨」 전 대통령을 모욕한 부작용으로 자유경쟁지대로 빠져나간 것을 생각하면 「카터」가 낙선할 경우 「플레이보이」지 회견에로 상당한 책임이 돌아갈 수 있다는 얘기다.
「뉴요크·타임스」지와 CBS방송의 공동조사에 의하면 「카터」가 이길 수 있는 주의 선거인단 표수는 2백53표, 「포드」가 확보한 선거인단 표는 1백96표로 나타났다. 나머지 1백12표의 방향에 따라서 2백70표를 얻는 당선자가 결정된다는 것이다.
투표 2일을 남겨 놓고 누구에게 투표할지를 결정짓지 못하고 있는 유권자가 10%를 넘는다니까 당락은 그들의 손에서 결정난다. 지금 예상으로는 그들 중의 절반이 기권을 할 것으로 보인다. 태도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10%의 유권자들은 「카터」지지 성향이 짙다.
따라서 그들이 대거 기권을 한다는 것은 「카터」에게 큰 위협이 된다. 그들의 63%가 연소득 1만2천「달러」 이하의 저소득층이고 47%가 고등학교를 마치지 않은 사람들이고 일반적으로 민주당을 지지한다.
그러나 그들은 낮은 정치의식 때문에 날씨만 쌀쌀해도 투표장에 가기를 꺼린다. 이렇게 보면 「카터」의 운명은 기권방지에 달렸다.
노동절(9월6일)을 기해서 대통령선거를 위한 「캠페인」이 막을 올리고 나서 「포드」가「카터」를 추격한 성과는 48년의 「투르먼」, 68년의 「험프리」의 상대방추격을 방불케 한다. 「포드」는 민주당도 아니고 공화당도 아닌 진짜 무소속유권자들을 포섭하는데 성공했다. 「포드」의 무기는 주로 「인플레」 해결의 공약과 현직 대통령으로서의 이점과 경험이다.

<선거인 백12명 향방주목>
그 결과로 「포드」는 10월 초반까지도 「카터」가 10%이상의 우세를 유지하던 교외주택지와 소도시에서 「카터」를 앞질러 버리고 놀랍게도 이 나라 진보주의의 아성이라는 동부에서 「카터」를 앞섰다. 「카터」 진영을 경악케 한 것은 젊은 유권자들이 「카터」에게 흥미를 잃고 「포드」에게로 넘어가고 특히 대학이 「포드」를 동조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노동절 현재 젊은 유권자를 간에 9%의 우세를 누린 「카터」가 지금 「포드」의 뒤를 쫓고 있다. 「포드」가 이렇게 역사적인 「역전승」의 길을 닦고 있는 동안 「카터」는 「포드」와 「로버트·도울」의 고장인 중서부에서 약간 세력을 키웠다.
그래서 「포드」의 출신지인 「미시건」이 『「포드」의 안전지대』에서 이탈하고 있다. 「포드」는 1일 「디트로이트」와 「랜드래피츠」에서 마지막 유세를 가질 예정인데 「카터」 역시 지금까지의 예정을 바꿔 그날 「포드」를 뒤쫓아서 「디트로이트」에서 마지막유세로 「미시건」탈취를 계획하고 있다.
싸움이 워낙 백중하니까 「유진·매카디」 후보에게 던져지는 표까지 큰 역할을 맡게 생겼다. 「매카디」는 30주에서 투표용지에 이름이 올라 있다.

<매카디 후보, 카터표 침식>
진보적인 미국사람들 중에서 「카터」에게 실망한 사람들이 「매카디」에게 투표를 할 것이기 때문에 「매카디」는 결국 「카터」의 좀싸라기 같은 표를 침식하는 것이다.
1920년이래 대통령선거에서「일리노이」 주에서 지고도 당선된 경우는 한번도 없었다. 그 「일리노이」 주에서 「카터」와 「포드」는 49·4%대 49·3%로 우월을 가리기 힘들다.
「일리노이」주의 경우가 바로 이번 선거에서 미국전체의 양상의 축소판같이 보인다. 지난 31일에 발표된 조사결과는 모두가 적어도 선거1주일 전에 실시한 것이었기 때문에 「포드」가 노동절이후 「카터」를 추격한 업적을 선거일까지 적용한다면 여론조사의 숫자에서 「포드」가 「카터」를 앞지른다고 볼 수가 있다.
거기다가 태도를 결정짓지 못하고 기표소에 들어갈 사람들은 대개가 현직 대통령에게 투표한다는 심리 때문에 「카터」는 불길한 예감을 안고 있다. 【워싱턴=김영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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