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戰後 행정청장 美 무기업자 내정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7면

전후 이라크 복구 및 구호를 지휘할 미 군정사령부에서 민간인 행정청장으로 활동할 제이 가너(64.사진)가 국방부와 관련이 깊은 군수업체의 사장인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되고 있다. 행정청장은 군정사령관에 이은 2인자다.

영국의 가디언지는 30일 가너는 이라크전에서 사용 중인 패트리엇 미사일의 전자 부문을 담당하고 있는 'L-3 커뮤니케이션스'의 자회사인 'SY 콜맨'사의 사장이라고 보도했다.

패트리엇은 1991년 걸프전 때 이라크가 발사한 스커드 미사일을 잡는 미사일로 명성을 떨쳤으며 현재 쿠웨이트에 배치된 미군은 개량형 패트리엇으로 이라크의 미사일을 요격하고 있다.

가너가 사장을 맡고 있는 SY콜맨사는 이스라엘이 개발한 애로 요격 미사일 사업에도 참여했으며 미국의 미사일방어망(MD) 프로젝트에도 참여하고 있다.

유엔과 국제구호기관들은 미국이 퇴역장성 출신으로 패트리엇 미사일 계열회사 사장인 제이 가너를 미 군정의 행정청장으로 내정한 것은 '최악의 시나리오'라며 심각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워싱턴에 소재한 국가안보뉴스서비스의 국방분석가인 데이비드 암스트롱은 "이라크전에 무기를 공급하는 무기업자가 이라크 전후 복구와 구호 담당자로 임명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최원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