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후분교 일으킨「상록수」교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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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산골 낙후된 초등학교였던 전남 광양군 옥곡면 옥곡 국민학교 죽양 분교는 서한근 교사 (43)의 피땀어린 노력으로 개교 4년 반만에 수준 급 국민학교로 성장했다.
1∼3학년에 각각 1학급씩 모두 3학급 1백l7명(남 57명·여 60명)의 학생과 교사 3명밖에 없는 이 조그만 학교는 72년 2월1일 교실 3개의 교사(넓이 3백 평)와 초라한 시설로 문을 열었다.
개교와 함께 주임교사로 부임한 서 교사는 산을 깎아 비탈 위에 세운 이 학교의 주변을 손질하기 시작했다.
서 교사는 방과후와 휴일을 이용,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도움을 받아 학교주변의 크고 작은 바윗덩어리와 언덕을 허물어 축대를 쌓아 홍수가 나면 닥칠지 모르는 산사태를 막았다.
작년 12월에는 개인적으로 틈틈이 삽 목을 해 기른 사철나무 1만 그루 중 5천 그루를 학교주변에 심어 울타리를 만들었고 나머지 5천 그루는 옥곡 국민학교와 옥곡 남 국민학교 등 4개 학교에 분양해 주었다.
비만 오면 죽양 분교 입구 길에 산에서 쏟아져 내려오는 물이 넘쳐흘러 개울을 이루기 때문에 학생들은 등교에 큰 불편을 겪어 왔다.
서 교사는 이를 보고 73년 8월 학교 앞에 다리 가설하기 운동을 펴 학부모들이 모은 돈과 자신의 박봉을 털어 모은 20여만 원으로 너비 6m 길이 5·8m의「시멘트」다리를 가설했다.
같은 해 8월부터 10월까지 서 교사는 또 마을사람들과 함께 너비 5m, 길이 2백50m의 등교 길을 닦고 도로변에 측백나무 1천8백 그루를 심었으며 빈터에는 자연석을 이용한 정원을 만드는 등 학교 미화에 힘써 좋은 분위기에서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서 교사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동료교사들과 함께 마을사람들을 설득, 야산 1천여 평을 개간해 학교 실습 지를 만들고 자연수를 이용한 급수「탱크」를 설치, 학교에 간이 상수도를 시설했다.
일부 마을사람들은 처음 서 교사의 이 같은 행동을 비웃었으나 차차 서 교사의 적극적인 행동에 설득 당해 협력을 아끼지 않았다.
서 교사는 특히 학력수준이 낮은 죽 양 분교의 학생지도에 힘을 쏟았다.
특히 학습 부진아들에 대한 특별 지도를 해 작년부터 죽양 분교의 학력은 읍에 있는 학교수준에 못지 않게 됐다. <광주=고병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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