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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주간 맞아 살펴 본 실태|신문철 등 칼로 오려내|필요한 자료 몇10「페이지」씩 통째 뜯어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국립중앙도서관을 비롯, 서울대학교·고려대학교·연세대학교 등 비교적 역사가 오래된 도서관에 보존되어있는 각종 중요자료들이 일부 지각없는 열람자들에 의해 훼손되고있다. 국립중앙도서관에서 보관하고 있는 1946년부터 51년 사이의 각종 신문들이 평균 3장에 1장씩 면도칼로 난도질되어 있고 평균 5장에 1장 꼴로 찢어가버리고 없어 완전무결한 것은 1페이지도 없는 실정이다.
특히 해방당시인 1945년의 몇몇 신문철은 가장 피해가 큰편인데 46년9월부터 12윌까지와, 47년1월·한달치의 일부신문은 한달 또는 몇달치가 통째로 없어진 실정.
국립중앙도서관 정병완 열람과장은 『각종 자료들을 보관 열람시키는 것이 도서관의 의무이기 때문에 보여주지 않을 수 없고 보여주다 보면 이러한 불상사가 생긴다』고 하소연했다.
국립중앙도서관의 경우 작년까지는 신문철을 일반인에게 자유로이 열람시켜주었기 때문에 피해는 더욱 크타
고대도서관에서 가장 많이 훼손되는 것은 잡지류. 고시계는 63년 8월호의 197페이지에서 2백3페이지까지 7페이지가 찢어지고 없다.
또 민법(김주한·김기말공저, B출만사 발간)책의 29페이지에서 402페이지까지 12페이지나 잘려졌다.
중앙도서관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고시준비생들의 경우 예상문제집에서 출제비율이 높은 문제를 수록한「페이지」만을 잘라 한 권의 책을 만들어 보물처럼 간직하는 일도 있다는 것.
심지어 일반 열람자 중에는 중요한 자료들을 자기만 알고 다른 사람은 이용하지 못하드록 하기 위해 목륵「카드」를 없애버리는 파렴치한 사람도 있다고 한다.
또 학생들 가운데는 대출받은 책을 표지만 남겨놓고 몽땅 뜯어낸 후 같을 두께의 다른 책을 표지 속에 끼워 폐관 때의 혼잡한 틈을 타서 반납하는 얌체족도 있다는 것.
60년 이전까지 신문을 1부씩만 보관해 오던 중앙도서관은 신문의 중요성을 뒤늦게 인식, 그 때부터 열람용과는 별도로 보존용으로 1부를 따로 보관하고있다.
연세대학교도서관은 각종자료의 도난과 훼손을 방지하기 위한 고육책으로 귀중본·오래된 신문 중요한 자료는 일체 대출해주지 않고 있다.
국립중앙도서관·각 대학도서관은 비교적 복사시설이 잘 돼있음에도 불구하고 각종 중요자료들의 훼손은 여전하다.
이에 대해 도서관관계자들은『자료를 아낄 줄 아는 양식과 복사시설 이용에 대한 계몽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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