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에서 분석한 모 이후의 중공|북경을 방문중인 미 평론가 「크래프트」씨|본사 김영희 주미특파원과 전화인터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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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현재 중공을 방문중인 미국의 저명한 칼럼니스트 「조제프·크래프트」는 모택동의 사망이후 부주석 화국봉이 당장은 도전을 받고 있는 것 같지가 않고, 모택동이 죽은 뒤의 중공은 화가 안전하게 장악하고 있다고 북경에서 진해왔다. 전 미 국방장관 「슐레진저」와 함께 지난 6일 중공에 도착하여 모의 사망을 현지에서 목격한 「크래프트」는 그가 투숙하고 있은 북경호텔로 국제전화를 건 중앙일보 「워싱턴」주재 김영희 특파원과 30분 동안 전화 「인터뷰」를 하면서 지방은 알 수 없으나 북경은 평온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크래프트」는 화국봉과 과격파 지도자인 장춘교는 타협할 수 없는 경쟁자들 같다고 전제하고 오는 10월 이후 중공기의 주요공석을 메우는 작업이 시작되면 다소나마 권력투쟁이 있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다음은 김 특파원과 「크래프트」의 문답내용.
김=모택동 사망 후 중공에 혼란이나 불안감 같은 것은 전혀 없는가?

<북경시민 겉으론 조용>
「크래프트」=없다. 만사가 질서를 유지하고 있고 적어도 북경에서 보는 중공시민들은 아주 조용하다. 지방에서는 모르겠다.
-특히 인상적이라고 생각한 것은?
『두 가지를 들 수 있다. 하나는 시민들이 모택동의 죽음을 드러내 놓고 슬퍼하는 모습이다. 그들은 길거리에서 울고, 모의 초상화 앞에 모여든다. 표정들은 한결같이 침통하다. 다른 하나는 정부의 조직이 조금도 흐트러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장례식 준비를 아주 조직적으로 하고 있고, 자연발생적인 시위를 막고 있다.』
-북경에서 볼 때 권력투쟁의 전망이라든가, 화국봉의 영구집권가능성은 어떤가?

<화국봉 지위 아직은 안전>
『대단히 어려운 질문이다. 북경의 관측통들이 보는 일반적인 견해는 화가 아주 유리한 위치에 있고 중공지도층이 단결하여 일을 처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태가 10월1일까지는 지속될 것이라고들 본다. 장의위원회에 등장한 인물들을 보더라도 그것은 절대다수의 의견을 반영하는 경도가 아니라 만장일치를 반영하는 것 갈다. 그러니까 지금으로서는 화의 위치가 안전한 듯이 보인다. 장례식참석자 명단에서 제외된 인물들이라고는 주목지 신화사 사장과 만리 철도상 및 이진, 전 공안상 등 세 사람뿐이다. 그들은 등소평의 심복으로 통하던 2류급 지도자들이다. 그들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군·민·중앙 및 지방정부의 지도자들이 총망라되어 단결을 과시하고 있다.

<화의 지지세력 불분명>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화가 어떤 사람들을 지지세력으로 포섭하고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 이곳 사람들은 10월1일 이후에 있을 일은 예언하려고 하지 않는다.
당분간은 화의 권위가 도전을 받고 있지 않지만 가령 화와 장춘교의 관계는 라이벌 사이가 분명하다. 공식적인 공산당의 요직을 보충하는 시기에 가서 경쟁은 불가피하지 않을까 싶다.
-지금부터는 관료 실무파의 지위가 오르리라는 일부의 의견에 동의하는가.
『군의 발언권이 먼저 올라갈 것이다. 그리고는 정부의 관료들의 영향력이 강화될 것으로 본다.
-강경파의 지도자인 강청의 영향력은 지속될 것으로 보는가.

<강청은 사라져 가는 별>
『모의 죽음과 함께 강청의 시대는 지나갔다. 강청은 장례식행사에도 적극적인 역할을 하지 않고 있는 실상이다. 4월 천안문사건 때 강청은 아주 인기가 없었다. 강청은 사라져 가고 있는 별이라고 이곳 한 외교관은 말했다.』
-모가 사망한 이제 소련과의 화해 전망은?

<대소 적대감정 그대로>
『그런 일이 가까운 시일 안에 있으리라고는 보지 않는다. 내가 여기 와서 본 모든 성명서들이 모든 정책들의 지속을 강조하고 있다. 모의 죽음을 애도하는 발표문들은 소련과의 관계개선을 주장한 모의 반대자들의 이름을 나열하여 소련에 대한 적대감정을 늦추지 않고 있다. 소련공산당 중앙위가 보낸 조전을 발표하지 않는 사실로도 소련에 대한 적대적인 입장은 증명된다.
혹시 변화 있다고 해도 아주 천천히 올 것이다. 중공지도자들은 국내정치와 비어있는 요직을 메우는 일을 우선적으로 처리하고 나서 외교정책에 관심을 기울일 것이다. 외교정책은 중공의 우선 순위에서 낮은 자리를 차지한다.』
-미국과의 화해문제는?

<대미우호 중진을 희망>
『중공은 미국과의 관계를 개선시키고 싶어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중국사람들은 우리에게 아주 친절하고 우호적이었다. 그들은 우리가 소련에 보다 강경한 태도를 취하기를 바란다. 대만문제에 관한 성명들을 보더라도 그것은 미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에 대한 반응으로 나오는 것이지 중공이 다른 계기 없이 자진해서 발표하는 것이 아니다.』
-「슐레진저」전 국방장관 일행이 중공지도자들과 가진 대학에서 한국문제가 거론된 적이 있는가?
『없다. 한번 육군부대를 방문했을 때 그 부대의 정치장교가 부대의 연혁을 설명하면서 한국에서 「제국주의적」을 상대로 싸웠다고 말한 적이 있다. 「슐레진저」는 그 정치장교가 사용한 「제국주의적」이라는 표현에 주목하고 그것이 중공이 단 한번 우리에게 베푸는 적의의 예였다고 논평했다.』

<판문점사건 거론 안 해>
-이번 판문점사건에 중공이 맡은 역할이 어떤 것인지에 관한 실마리라도 얻었는가?
『중공이 특별한 역할을 했다고 보지 않는다.』
-그렇게 믿을 만한 이유라도 있는가?
『그렇게 믿지 않을 근거가 없다. 중공사람들은 판문점사건을 거론하지 않았다. 「워싱턴」에서 중공이 다소 움직였을 지는 모른다)
-모가 죽은 뒤의 중공의 한반도 정책이 바뀔 낌새 같은 것은?
『그렇게 보지 않는다. 북괴는 중공이 가장 소중히 여기는 맹방 중에서 상위에 있다. 북괴에 대한 중공의 태도가 달라질 이유를 찾지 못했다.』

<미군주한 반대 않을 것>
-주한미군의 존재를 굳이 반대하지 않는 지금의 입장은 지속된다고 보아도 좋을까?
『그렇게 생각한다. 중소분쟁이 있는 한 그 입장은 바뀌지 않을 것이다.』
-「슐레진저」는 지금까지 누구를 만났는가?
『외상 교관화뿐이다.』
-무슨 이야기를 주로했는가?
『주로 미-중공 관계의 개선방안과 소련에 대한 태도였던 것 같다.』
-그가 중공에 초청 받은 이유는?
『미국이 소련에 강경한 입장을 취해야 한다고 말하는 미국사람들을 그가 대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공방문 결과를 활용할 예정인가?
『귀국 후에 미국지도자들에게 중공에서의 견문을 이야기할 것이다. 그런데 모의 죽음으로 티베트와 내몽고의 「우룸치」를 방문하려던 우리의 여정은 취소됐다.』
-모가 죽은 뒤 「슐레진저」가 「잊혀진 손님」의 신세가 되지 않았는가?
『「완전히 잊혀진 손님」이 아닌 반면 「완전히 기억되는 손님」도 아니다. 화국봉과 섭검영을 만나기로 된 약속이 취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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