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지시 없자 20분간 침묵|한주경, 한때 독기 되살아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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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이례적으로 밤 회의까지 속개된 이날 회의에서 쌍방은 짤막한 질문과 답변을 하는 데에도 유엔군사와 평양의 지시를 받아 가며 했다.
특히 한주경은 속개된 회의 두 번째 발언에서는 무려 20분이나 침묵을 지키다가 보좌관들로부터 4번째의 메모를 받고서야 약 48초간의 신경질적인 답변을 했다.
한은『이 이상 뭐가 필요한가』『그따위 무례한 얘기는 걷어치우시오』등 앙칼진 목소리로 발언했으나 평양으로부터 내려온 듯한 메모를 받고서는 다시 부드러워지기도 했다.
처음 북괴기자 16명은 회담 장 한구석에만 몰려 회담 장 창문 접근에는 엄두를 못 내다가 회의가 길어지면서 우리측 기자들에게 접근, 말을 걸려고 시도하기도 했다.
그들은 또 이례적으로 스피커에만 귀를 기울이며 메모 또는 녹음하기도 했다.
북괴경비병들은 처음 한주경이 내려오는 코스에만 몰려 있다가 유엔군 측 경비병이 없는 회담 장 서쪽만 경비, 유엔군 측 경비병과 신체접촉을 피하려는 눈치를 보였고 평소처럼 도발적인 자세나 언동은 취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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