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모국에서 감격의 첫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악랄한 방해공작과 흑색선전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의 인도주의를 찾아 모국방문길에 오른 조총련계 재일동포 추석성묘단 1진 2백41명은 27일 초가을비가 촉촉히 내리는 김포가도와 강변로를 달려 숙소에서 감격의 첫 밤을 보냈다.
이날 공항에는 8백여명의 환영객이 비를 맞으며 40∼50년만에 만나는 혈육의 감격적인 장면에 축복과 환영의 박수를 보냈다.
1월 구정성묘단원으로 51년만에 고국을 찾았던 최영숙씨 (70·제주도한림읍)는 이번에 부인 고아인씨(72)를 비롯, 이웃에 사는 이강남(44)·허신자씨(40) 부부와 이춘식씨8(4·여) 등 5명을 권유, 함께 데리고왔다.
이들 중 난생 처음 모국을 찾은 이강남씨는 지난해 4월 일본서 돌아가신 어머니 유해를 모시기 위해『고향 선산을 살펴 보겠다』고 말했다.
또 오세준씨(71·경남거창)는 20년전 사망한 어머니 유골을, 강혜도씨(38)는 3년 전 별세한 남편의 유골을 각각 가슴에 안고 입국했다.
귀국동포들은 추석성묘단의 출발이 임박하자 조총련이 25일 동경「히비야」공원 음악실에서 「8·18 판문점사건 규탄대회」라는 적반하장격의 집회를 가졌다고 말하고 조총련은 이도끼사건으로 그들의 활동에 큰 타격을 입었음이 뚜렷했다고 전했다.
한편 일본의 인기TV 영화감독인 재일동포 유진직씨 (48·동영「프로덕션」소속)가 성묘단과 함께 귀국, 모국방문을 주제로 한『열려지는 38선』을 제작중이라고 밝혔다.
1진 동포들은 방문 이틀째인 28일 상오 국립박물관·민속박물관을 돌아보고 시내 유수기업체가 초청한 오찬에 참석했다.
이어 하오에는 국립묘지를 참배하고 판본방직공장을 돌아본 뒤「버스」편으로 경부고속도로를 달려 천안 못 미쳐 석굴망향휴게소에서「망향의 동산」에 관한「브리핑」을 들은 뒤 대전 유성온천에 여장을 풀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