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소 관계에 찬바람 몰고 온「지스카르」의 새 방위전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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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프랑스」의 신 방위정책이「모스크바」를 비롯한 동구 각국의 격렬한 비난을 받고 있다. 「크렘린」의 반불「캠페인」은「타스」통신·「프라우다」지에서 시작해서 동구 전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드골」대통령이 NATO(북대서양조약기구)로부터 독자적인 방위체제구축으로「프랑스」를 분쟁에서 성역화 하겠다고 선언함으로써「모스크바」로부터「데탕트」의 개척자라고 찬양 받았던 일은 너무나 잘 알려졌던 사실이다. 이 같은「드골」방식의 방위정책이 정착된 오늘「지스카르」대통령이 전면적인 방향전환을 단행, NATO의 전략을 향해 줄달음질 침으로써「프랑스」의 성역화는 크게 후퇴하고 만 것이다.
최근 참모총장「메리」장군의 논문으로 재확인된「지스카르」대통령의 이른바 군사「독트린」은 지난 5월「지스카르」의 방미 때「포드」대통령에게 전달되었음이 분명하다. 「지스카르·독트린」을 한 마디로 설명하면『「프랑스」는 NATO의 회원으로 남을 뿐만 아니라「바르샤바」조약기구 군에 의한 대 서구분쟁이 일어날 경우「프랑스」군이 반격전에 참가하는 것도 배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프랑스」가 직접 공격받을 경우에만 반격한다는「드골」의 방위전략이 밑바닥에서부터 무너진 것 같아「프랑스」인들이「확대된 성역화」라고 비꼬기도 한다. 즉「프랑스」만의 성역화가 서구전역으로 확대되고 나아가 중동·「아프리카」까지 적용한다는 방위개념을 풍자하는 표현이다.
「지스카르」의 방위전략이「메리」장군에 의해 확인되자 가장 먼저 반발하고 나선 것이「드골」파이다. 『이 같은 방위전략은「드골」주의적 군사개념과는 완전히 떨어져버린 것』이라고「드골」파의 전 사무총장「A·상리에티」가 분개했고「퐁피두」밑에서 수상을 지냈고「드골」집권시 국방상을 역임한「피에르·메스메르」도『굉장한 후퇴』라고 비난했다.
「지스카르」대통령의 정책이 그를 지지하고 있는 가장 큰 정치세력인「드골」파와의 마찰을 불러일으킨 것이며 공산당을 비롯한 좌파도「드골」파와 합세해서「지스카르」행정부를 공격하고 있다.
틈이 있을 때마다「지스카르」의「데탕트」정책을 찬양함으로써 불 공산당과 사이가 나쁜「크렘린」이 격분한 것은 두말할 것 없다.
「메리」참모총장이 지난 6월 초순 서방국의 군 수뇌로는 처음 북경을 방문, 중공으로부터「지스카르·독트린」의 지지를 받으면서「모스크바」의 반불「캠페인」은 시작되었다.
중공의 원자탄 공장을 비롯한 군사시설을 방문하고 화국봉 중공수상 등과 회담한「메리」장군은『「프랑스」의 안보는 서독의 동부국경선을 방어하는데 있다』는 데 중공지도자들이 동의했다고 밝혔던 것이다.
「모스크바」는「프랑스」군을「레바논」에 파견한다는「지스카르」의 발언에서부터 포문을 열었다. 이어「프라우다」는『「프랑스」의 국가이익은 NATO의 공격적 군사활동의 장난에 놀아나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유럽」협력과 안보를 확인하는데 있다』며 격렬하게 비난을 계속하고 있다.
「체코」당 기관지「루데·프라보」는『「나치」의 협력자들을 변호하려는 기도』라고 항의했다.
「지스카르·독트린」의 파문은 불 항공부대의 절대적 다수를 차지하는「드골」파에 대한 무마로서「지스카르」의 정치역량에 달린 것이다. 「파리」와「모스크바」및 동구와의 관계악화는「헬싱키」헌장 이후「유럽」만의「데탕트」에 문제를 제시하고 있는 것이며「지스카르」를 미국에 초대한「포드」대통령만이 불로 소득하고 있다는「프랑스」인들의 말이다. 【파리=주섭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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