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구 하나로 날 새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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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올 들어 9번째 열린 31일 하오의 중앙선관위 전체회의는 지방위원회 측의 건 등 2건의 의안을 처리한 뒤「신민당 대표변경등록신청 안」은 마지막 안건으로 상정.
위원들은 신민당의 당헌·당규를 펼쳐 보고 간담회에서 합의된 대로 결정문안을 작성.
주재황 위원장은 간담회에서 작성한 결정 문 초안을 정경열 관리국장에게 읽어 내려가게 하면서 문제가 될 만한 문구에는 위원들과 의견을 나눠 수정.
결정문의 서두에 대해 주위원장이 『신민당 김영삼 총재, 신민당 김영삼 귀하, 혹은 신민당 김원만 대표최고위원, 신민당 김원만 귀하 중 어느 것이 좋겠냐』고 묻자『당직을 빼는 것이 옳다』는 위원들의 의견으로 당직을 빼기로 결정. 또『정당한 사유를 발견할 수 없으므로…』『정당한 사유가 발견되지 아니하므로…』라는 문구와『하자를 보완할 수 없어…』『하자가 보완될 수 없어…』의 문구선택에 진통을 겪자 주위원장이『이 문제 하나 때문에 날 새겠는데!』라고 말해 장내가 웃음.
주위원장은 조정된 결정 문을 위원들이「사인」하게 하고 정 관리국장에게 낭독케 한 후 지금까지의 관례대로『오늘 회의는 전원일치로 하는 거죠』라고 묻자 위원들이『그렇습니다』라고 답해 주 위원장은 폐회를 선언.
처음 문안작성은『10분밖에 안 걸릴 것』이라고 했으나 막상 전체회의가 열리자 1시간동 안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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