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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은 " 다승왕 품고 싶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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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골퍼 박지은(24)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것은 장타력이다.

키가 1m68㎝인 박지은은 1m80㎝에 가까운 로라 데이비스(영국)나 소피 구스타프손(스웨덴)처럼 우람한 체격이 아니면서도 손목 코킹을 한껏 이용한 빠른 헤드 스피드로 3백야드가 넘는 장타를 때릴 수 있다.

그러나 박지은은 장타자들의 공통된 약점인 스윙의 정확도가 떨어지는 결함이 있었다. 결정적인 순간에 미스샷을 범해 우승 문턱에서 좌절한 게 여러번이었다. 2000년 LPGA 투어에 입문한 이후 지난해까지 매년 승수를 쌓아 3승을 기록 중이지만 55승을 거둔 아마추어 때의 명성에는 미치지 못한다.

그런 박지은이 올시즌 달라진 면모를 과시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시즌 개막전인 웰치스프라이스대회에서 공동 4위를 차지한 데 이어 지난 24일 끝난 세이프웨이 핑대회에서는 박세리에 이어 2위에 올랐다.

박지은은 올해 치른 8라운드에서 매라운드 언더파 행진을 하는 등 매우 안정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박지은 스스로는 어떻게 달라졌다고 생각하고 있을까. 나비스코 챔피언십에 출전한 박지은 선수를 만나봤다.

-지난해에 비해 스윙이 아주 안정된 것 같다.

"실수를 안하도록 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아직 마음에 썩 들지는 않는다. 전에는 스윙이 잘 안될 때 타구가 왼쪽, 오른쪽으로 왔다갔다 했다. 그러나 지금은 주로 페이드성 타구를 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론 왼쪽으로는 절대로 안갈 것이다."

-코치를 바꿨다는데 누구인지 소개해달라. 클럽도 오래 사용했던 핑 대신 나이키로 바꿨다는데.

"미국 CBS방송 골프 해설가였던 피터 코스티스가 코치다. 팔을 너무 드는 오버스윙을 잡는 데 주력했다. 어깨 턴을 많이 하면 오버스윙을 자연히 잡을 수 있어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클럽은 퍼터(핑)를 제외하고는 모두 나이키 제품을 사용한다. 하지만 3번 우드는 아직도 어느 것을 쓸지 정하지 못했다."

-스윙도 간결해졌지만 쇼트게임도 상당히 안정적이다.

"지난 겨울 쇼트게임 훈련에 주력했다. 전에는 퍼팅을 할 때 퍼터를 들어 올렸는데 지금은 다운블로로 주로 친다. 그러다보니 생각보다 공이 더 많이 구르기도 한다. 새 캐디 데이브 브루커와 호흡이 잘 맞는 것 같다."

-퍼팅 그린에서 연습할 때 보니까 캐디의 조언을 많이 받는 것 같았다.

"코치가 브루커에게 체크할 점을 알려줘 퍼팅연습을 할 때 그가 점검을 해주고 있다."

-아마추어 때와 지금의 실력을 비교할 수 있겠는가.

"당연히 지금 실력이 훨씬 낫다. 아마추어 때는 골프를 잘 모르고 겁없이 경기를 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골프가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된다."

-쉴 때는 무엇을 하나. 특별한 취미가 있나.

"투어를 다닐 땐 경기장과 숙소를 오가는 일 뿐이다. 시즌이 끝나면 잠도 푹 자고 맘껏 놀 수 있다. 지난해에도 한.일 여자프로골프대항전이 끝난 뒤 한달반 정도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쉬었다. 가방도 풀지 않았다."

-올시즌 목표는.

"5승 정도 올려서 다승 1위를 하고 싶다. 지난해까지도 우승을 해보긴 했지만, 공을 잘 치지 못하고도 운이 좋아서 거둔 승리였다. 그러나 이제는 실력으로 우승할 수 있을 것 같다."

란초 미라지=성백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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