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 끄는 중공내막 기록영화 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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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죽의 장막이란 중공에서 지금 정확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서방영화인들이 이 문제를 정확히 재현해 보는 것이 꿈이긴 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러나 최근 주은래의 단짝 친구인 「프랑스」의 「조리·이방스」가 무려 12시간 짜리「필름」을 현지에서 찍는데 성공, 『중공과 진정한 대화를 가능케 한다』고 장담하고있다.
지난달부터 「프랑스」국영TV에서 연속으로 소개되고 있는 이 영화는 어떤 결론을 내리는 것은 물론 아니고 『있는 그대로의 중공내막을 재현, 관객에게 직접 제시함으로써 보는 사람 각자가 결론을 내리게 한다』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이것이 기대되는 이유는 지금 세계적으로 궁금증이 해소되지 않고 있는 반공자, 반수호지에 이어 주은래 사후 등장한 온건파제거투쟁의 내막까지 담고있다는 사실.
더욱이 모택동을 비롯한 중공최고위지도층에서 만들어낸 각본인지의 여부는 알 길이 없으나 반등격랑의 원인이 무엇인가라는 문제의 밑바닥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자체만으로도 의의가 큰 것으로 주장된다.
이렇듯 어려운 영화제작에 성공한 「조리·이방스」는 어떤 인물인가.「스페인」전쟁에서 돌아와 1938년 중국연안에 2천m의 「필름」과 「카메라」를 메고 찾아간 장본인이 「이방스」다.
18년 전 주의 초청으로 북경을 방문했을 때 바로 그의 「카메라」는 혁명박물관에 국보로 지정되어 있었으며 당시 중공영화인에게 「칼라」영화제작법을 가르쳤고 65년에는 『당신과 함께 있는 6억 중공인』이라는 영화를 만들기도 했다.
문혁직후인 71년에 초대받아 방문했을 때 주은래는 「카메라」를 갖고 가지 않은 그에게 불만을 털어놓았다고 한다. 그래서 73년 말에 다시 북경에가 중공의 제작비로 『원자탄공장을 내놓고 안 가본 곳 없이 지난 2년간 찍었다』는 것이다.
『이것은 너무나 긴 작업이었고 때로는 아무것도하는 일없이 한곳에 수개월이나 머물러 있어야 했던 때도 있었다』는 작가의 말이다. <파리=주연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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