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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총선 한달 앞두고 깊어 가는 좌우파 갈등|사회주의당사무총장 피살 배경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지난27일 새벽에 일어난 태국의 사회주의당의 「분사농·부뇨타야르」사무총장 피살사건은 총선을 불과 한달 앞두고 있는 태국정계를 경악과 충격으로 몰아넣었다.
이 사건은 선거기간 중에 일어났다는 점에서뿐만 아니고 「분사농」이 소속되어 있는 당이 태국의 유력한 좌파정당이고 그가 이 당의 강력한 지도자중의 한사람이라는 점에서 파문을 일으키고있다.
태국의 암적인 존재인 빈부의 차를 좁히는 것만이 태국민을 위한 길이라고 부르짖었던「분사농」은 의회에서 보다 의회 밖에서 사회주의의 실현을 위해 투쟁했던 인물로 사실상 사회주의당을 주도해왔다.
「코널」대학에서 사회학박사를 받은 그는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능변가로 약관 39세.
그가 속하는 사회주의당은 의회해산전에 야당으로서 민주당 소장파와 함께 연합전선을 펴고「쿠크리트」정권에 대항하는데 주도적 역할을 했었다.
선거전이 가열되고있는 태국의 정계는 이번 사건으로 좌·우파로 완전히 양분되었고 양자간의 갈등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태국정계는 작년 말 현 「쿠크리트」정권에 대한 야당의 「불신임제기공세」때부터 연립내각 참여의 우파정당과 좌파정당이 표면상으로 완전히 양분되어 왔다.
이번 「분사농」피살사건은 그동안 급성장한 좌파세력에 위협을 느낀 우파세력의 소행으로 관측되고 있다. 즉 최근에 극우파 단체인 「레드·불」(Red Bull)이 좌파정당의 하나인 신세력당의 당사에 폭탄을 투척했던 사건이라든지 사회주의당부당수가 암살위협을 받고 피신한 것 등이 바로 이러한 관측을 뒷받침해 주고 있다.
현재 태국은 4월4일의 총선을 앞두고 56개 등록정당 중에서 39개 정당이 2천6백35명의 후보자를 내어 10대1의 각축전을 벌이고있다(의회정원은 2백79명).
한편 이번 사건으로 좌·우파간에 경쟁이 치열해져 정국이 마비상태가 되면 다시 군부가 정권장악을 계획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돌기 시작해 한층 더 긴장상태를 빚고 있다. 【방콕=이창기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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