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후보 3인, '꺼벙이' '황새' '헬멧'의 대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0면

꺼벙이·황새·헬멧의 싸움.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나선 정몽준·김황식·이혜훈 후보의 어릴 적 별명이다.

 1m80㎝·83㎏의 정몽준 의원은 신발도 300㎜를 신는다. 둥글게 생긴 굽이 닳은 구두다. “큰 신발이 없어 20년 전 이태원에서 산 신발”이라고 한다. 2조430억원을 가진 재력가지만 오이지와 열무김치에 눌은밥을 즐긴다. 출정식 때 공개한 가족사진을 ‘가보 1호’로 꼽는다. 6·25 때 부산으로 피란 가 천막 앞에서 찍은 가족사진이다. 그는 “선친(정주영 전 현대 회장)이 사업에 성공했지만 성장 환경이 일생의 생각과 태도를 결정한다”고 했다. 어릴 때는 아이스크림 장사를 하고 싶었고 정치를 안 했다면 시골 초등학교에서 교사를 했을 거라 했다. 정 의원은 『논어』에 나오는 군자 화이부동, 소인 동이불화(君子 和而不同, 小人 同而不和)란 구절을 좋아한다. 주위 사람과 친화하되 부화뇌동(附和雷同)하거나 무리 지어 편향된 행동은 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김황식 전 총리는 대법관과 감사원장·국무총리를 지냈다. 총리 시절 자료를 꼼꼼히 읽고 머리에 입력하는 ‘천재과’로 유명했지만 인터뷰를 위해 자택을 찾아간 기자에게 손수 실내화를 꺼내주고 차(茶)를 직접 대접하는 다정함도 보였다.

 그는 사형폐지론자다. “가장 마음이 아팠을 때가 사형을 선고했을 때”라고 했다. 김 전 총리는 20년 전 부모를 끔찍하게 살해한 패륜사건인 ‘박한상 사건’과 모자를 살해해 한강변에 묻은 사건의 피의자에게 사형을 선고했던 판사다. 정치 초년병인 김 전 총리는 존경하는 정치인으로 콘라트 아데나워 전 서독 총리를 꼽았다. ‘라인강의 기적’을 이룬 주인공이다. 그는 전문 코디네이터를 두고 있다. 코디네이터가 장롱을 열어봤더니 정장 4벌로 ‘돌려 입기’를 하고 있어 난감해했다고 한다. 출마선언 후엔 머리를 검게 염색하고 두꺼운 금테 안경 대신 붉은 빛의 뿔테 안경으로 바꿔가며 변신을 시도 중이다.

 이혜훈 최고위원은 “둘째 아이가 정말 공부를 하는지 독서실에 확인하러 갔던 날이 가장 후회된다”고 했다. 아이를 믿지 못했던 자신을 들켜버렸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인상 깊었던 책으로 『링컨은 신문과 싸우지 않았다』를 꼽았다. 언론에 적대감을 가졌던 링컨이 신문사 방문을 계기로 언론을 조력자로 인정하고 큰 꿈을 이뤘다는 스토리다. 마산에서 재선 의원을 지낸 김태호 의원의 며느리인 이 최고위원이 정계에 입문하게 된 동기가 흥미롭다. 여성의 투표권을 주장하며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진 올랭프 드 구주라는 프랑스 여성운동가에 끌려 정치를 하게 됐단다. 구주는 “여성이 단두대에 올라야 한다면 의정단상에도 올라야 한다”는 말을 남겼다.

강태화 기자

[전문] 정몽준의 시시콜콜 100문 100답
[전문] 김황식의 시시콜콜 100문 100답
[전문] 이혜훈의 시시콜콜 100문100답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