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의 지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뛰는 물가속에서 가계적자를 면하려 안간힘을 쓰다보니 어느새 한해를 보내고 또 새해를 맞았다.
전에도 그랬듯이 새해를 맞으면서 또 어떻게 물가고와 싸우나 하는 걱정이 앞선다.
주부들은 모이기만 하면 하루가 다르게 느껴지는 물가고 비명이다.
새해에는 아빠봉급이 40%정도 오른다고 듣고 있지만 물가상승율을 이겨낼 수 있을지 자
신이 없다.
5인 가족인 우리집의 작년도 가계부를 보니 수입이 월10만4천원(아빠봉급)에 지출은 달따라 차이가 있으나 평균 10만2천6백원으로 저축은 거의 생각도 못하는 살얼음판 긴축을 해왔다.
살림 씀씀이가 모범적이라 해서 여성저축단체로부터 표창을 받은 우리집의 경우가 이러하니 대충 서민의 생활은 알만하다. 정부발표로는 작년 물가상승율이 도매 20%, 소비자 26%선이라고 하나 주부의 입장에서 느끼는 물가고는 40%가 넘는 것 같았다.
통계에 대한 신뢰성도 문제려니와 정부가 안올린다고 공약한 것은 올리지 않아야 할텐데 결국 오를 것은 다 올랐으니 물가행정이 어딘가 잘못돼있는 것이 아닐까.
새해 물가를 도매 10%이내 상승으로 억제하겠다는 발표가 또다시 불신의 재료가 되지 않기를 바라고싶다.
세금이 너무 무겁다는 것은 너나없이 하는 얘기기만 작년 한햇동안 세금과 각종 공과금으로 나간 돈이 모두 한달봉급을 넘는 11만3천3백9원이었다.
갑근세 인하로 다소 가계부담이 덜어지겠지만 정부는 기본생활을 할 수 있도록 물가·세금면에서 시책을 적극적으로 펴주길 바란다.
「인플레」속의 수입증대보다는 수입증대없는 안정을 택하겠다는 것은 물가에 시달려온 주부들의 공통된 생각일 것이다.
그래서 새해도 계속 긴요치 않은 지출항목을 줄여 긴축가계를 꾸려갈 계획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